정통 징기스칸 스타일의 샤브샤브. 2인분 이상 주문 가능하다. 사진은 1인분 양.
학교에서 돌아와‘배고파’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엄마가 금세 한 그릇 뚝딱 차려주던 그때 그 밥상, 간단하지만 맛있고, 정성과 영양이 듬뿍 담겨 든든했던 그 맛. 간만에 찾아온 겨울비로 쌀쌀한 기운이 감돌던 어느 오후, 신정식당’(대표 케빈 소)에서 먹은 점심식사에서 참 오랜만에 그 맛을 느꼈다. 편하고, 맛있고, 든든한 한 끼 식사.
6가와 캔모어에 위치한 ‘신정식당’은 LA 한인타운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식당이다. 한인타운의 규모도, 대형 한식당의 숫자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던 시절인 1982년 LA 최초 차돌박이 전문점으로 문을 열었다. 타운은 물론 한국에서 찾아오는 유명 인사들이 꼭 찾는 ‘맛집’이자 타운의 명소로 사랑 받아왔다. 세월과 함께 타운이 성장하고 변해감과 더불어 신정식당도 조금씩 변화를 맞기 시작했다.
지금의 케빈 소 대표가 신정식당을 인수한 것은 약 2년 전. 식당 경영의 경력은 짧지만 식품회사를 오랫동안 경영해온 노하우가 톡톡하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서글서글하게 맞아주며 스스로를 ‘LA의 이장’이라고 칭하는 특유의 친화력도 한 몫 했을 듯.
“음식 맛있어, 직원 친절해, 사장은 더 친절해, 그러니까 손님이 당연히 많죠! 하하”
대표 메뉴는 샤브샤브와 간장게장이지만 소 대표는 신정식당을 “맛있는 메뉴가 너무 많아 뭐 먹을까 고민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메뉴판은 군침 도는 맛있는 한식 메뉴로 풍성하다.
은대구/갈치/고등어조림 및 다양한 생선구이 콤보메뉴와 부대찌개, 곱창/해물/두부버섯 전골, 순한/매운 갈비찜 등의 든든한 저녁메뉴와 7.99~12.99달러의 가격대로 갈비탕과 비빔밥, 육개장, 낙지볶음, 떡만두국, 갈비구이, 된장찌개, 김치찌개, 불고기 등 푸짐한 메뉴를 선보이는 런치스페셜도 마련되어 있다.
신정식당의 대표메뉴, 정통 징기스칸 스타일의 샤브샤브는 기름기가 적은 최상급 고기를 사용해 싱싱한 해산물과 푸짐한 야채를 함께 제공된다. 9.99/15.99달러 올유캔잇은 19.99달러에 선보인다.
간장게장 역시 신정식당을 소개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메뉴 중 하나. 살이 통통하게 오른 100% 한국산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많이 짜지 않고 비릿한 맛 대신 달콤함을 더한 신정식당 만의 간장게장 맛의 비법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특제 소스에 있다 또한 신정식당의 역사와 함께 전해지는 레서피는 변함없이 한결같은 맛을 지켜준다. 이곳의 게장 맛을 못 잊어 멀리 타주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을 이어주는 비결인 셈이다. 간장게장과 따끈한 된장찌개가 함께 서브되는 간장게장 정식은 17.99달러/32.99달러이다.
최근 소 대표는 야심차게 계획한 신 메뉴를 선보였다. 메뉴를 완성한 뒤에도 2주간 매일 먹어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거듭 바꾸며 완성할 정도로 애정을 쏟은 신 메뉴는 바로 ‘콩나물 돌솥밥’(6.99달러) 언뜻 들으면 집에서 별미로 먹던, 금방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나물밥에 양념장 넣고 쓱쓱 비벼먹던 그 구수한 맛의 콩나물밥이 떠오르지만 그냥 단순한 콩나물밥과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고추장을 넣고 빨갛게 비빈 돌솥 비빔밥도 아니다.
잡곡 돌솥밥에 아삭하게 씹히는 콩나물이 듬뿍 들어가 있다. 취향에 따라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선택할 수 있고 고기를 빼고 먹을 수도 있다. 계란 노른자를 톡 터트려 양념장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돌솥밥을 고슬고슬 섞어 비벼먹는 맛… 담백하고 구수한 맛의 콩나물밥과 지글지글한 소리로 식욕을 자극하고 눌러 붙은 누룽지까지 맛있는 돌솥밥의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별식이다. 특별하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은, 때론 밥하기 귀찮은 엄마의 ‘귀차니즘’에서 탄생되기도 하던 어린 시절 별식과 닮았다.
소 대표는 콩나물 돌솥밥을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한 비법으로 버터를 추천했다. “밥에 버터를 넣는다고 하면 한국분들, 특히 어른들은 거부반응을 먼저 보이시지만 뜨거운 돌솥밥 위에 적당히 녹은 버터가 고소함을 더해 줘 별미가 된다”고 말했다.
콩나물뿐 아니라 갈비, 낙지, 불고기, 닭불고기, 제육까지 다양한 종류도 준비돼 있는 이 ‘돌솥밥 시리즈’에는 소대표의 남다른 기대가 걸려 있다. 일본식 덮밥으로 주류사회에 파고든 ‘요시노야’를 따라잡겠다는 것.
“꼭 한식 세계화가 거창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늘 먹는 음식으로 입맛에 맞게 만들어서 많은 외국인들이 한식을 좋아하도록, 많이 먹도록 하면 되는 거죠.”
‘손맛 가득, 정성 듬뿍’‘으로 미국에 뿌리 내린 신정의 맛의 역사가 주류사회에서도 전해질 날이 곧 올 수 있도록 소 대표의 꿈을 응원해 본다.
신정식당 주소: 3450 W. 6th St. #101 LA 전화: (213)386-9552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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