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나눔을 좋아한다. 세상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같은 내 것이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싫어한다. 남의 이야기는 쉽게 회자되고 그냥 흩어져 버리지만 진심이 담긴 이야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연대감과 서로를 이해하는 공감대를 형성해 관계를 깊게 만든다.
학부모 회의에서 만난 분들과 모임을 갖고 있다. 쪽지를 하나씩 만들어 뽑고 그 안의 내용을 소재로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는 주로 미국에 오게 된 계기와 미국생활에서 힘들었던 점, 아이들 키우면서 느낀 기쁨 속상함 등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처음 해보는 시도라 혹시 어색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 달리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오가며 서로 겪었던 어려움 슬픔 기쁨에 감동되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정말 친한 동료가 되었다. 그냥 보이는 대로 보고 살았다면 느낄 수 없던 감정이 진실이라는 투명한 안경을 통해서 서로의 내면을 보여주고 그 안에 숨어있는 각자를 보게 만들면서 끈끈한 우정으로 묶어주었다.
또 다른 모임에서도 비슷한 감동을 받았다. 아이가 아픈 어떤 분이 아이와 부인을 더 좋은 환경으로 보내고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직장을 구하게 되면서 드디어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다고 했다. 그분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고 부족한 아이를 주셔서 자식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 어떤 멋진 말보다 내 가슴을 두드렸다.
부족함이 어떤 때는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 주고, 더 채워야 하기에 자신을 내려놓게 하고, 그 내려놓음이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는 길임을 느낀 소중한 만남이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꽃은 보이는 그대로 아름답지만 사람은 저마다 담고 있는 삶의 의미에 따라 다른 향기를 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최혜정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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