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식구들과 한동안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지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콘서트에 같다. 음악에 취해서 감동받고 소리 지르면서 삶의 찌꺼기들을 다 내뱉은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없애는 길은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음악을 듣는 동안 시어머니와의 어색함도, 남편에 대한 기대감과 자식에 대한 욕심도 다 사라지고 우리는 음악 속에 하나가 되었다. 남편도 일어나서 몸을 흔들고 70세가 넘으신 시어머니도 일어나서 야광 막대기를 들고 음악에 몸을 맡기신다. 얼마 전 암 수술한 시누이도 기운 없는 팔을 흔들며 즐거워하고 우리 아이들도 신나게 공연을 즐겼다.
가족이란 다른 개체들이면서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엉켜있는 존재들이다. 공동체감이 우선시 되다보니 갈등도 있고 상처도 생기고 미움도 있다. 하지만 가족이란 이름으로 살아오면서 함께 보낸 시간들, 서로의 보살핌이 주는 든든함, 관심을 가지고 살펴주는 따스함, 이런 감정들이 살아있는 정으로 표현된다.
콘서트에서 들은 노래 가사가 자꾸만 머릿속에 맴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길 헤메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그곳엔 언제나 당신이 웃고 있었죠 내 그림자를 안고서- 가족이란 바로 이런 존재가 아닐까.
최혜정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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