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은 진시황제 뿐만이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류의 오랜 꿈이자 의학계의 영원한 도전과제 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 꿈을 실현시켜 줄 존재로서 인체 내의 불로 효소로 불리는’텔로머라아제(telomerase)’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체의 세포분열은 약 90여회가 한계치로 알려져 있다. 텔로미어라는 염색체는 세월이 갈수록 일부가 상실되며 조금씩 짧아지는데 이것이 극도로 짧아지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분열도 중단되면서 노화의 길로 접어들어 오장육부가 제 역할을 못하여 활력은 둔화되고 피부는 처지며 면역체계도 힘을 잃게 된다. 텔로미어의 손실을 막고 세포 분열 기간을 연장시킨다면 인간은 젊음을 유지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하여 세포의 보디가드인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처 지에 발표된 연구에서 텔로머라아제 분비가 중단되 쥐는 80~90세의 인간과 같은 노쇠 증세를 보였다. 그러나 분비가 재개되자 불과 한 달 만에 세포 조직들은 젊음을 되찾았다. 쥐를 노인으로 만들었다가 청소년으로 되돌린 셈이다. 물론 모든 약물들이 그렇듯 텔로머라아제도 신비의 불로장생약은 아니다. 학계는 이것의 활성화가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텔로머라아제가 암세포 등의 위험한 세포에 공급되면 이들의 생명활동을 촉진하여 질병을 악화시키고 암세포 전 단계인 전암세포의 분열을 촉진하여 암세포로 변이시킬 가능성도 제기 되고 있다. 또한 텔로머라아제가 어느 시점에, 얼마나 활성화시켜야 하는 지는 개인마다 틀릴 수 있으므로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이 분야 연구자들도 인정 하고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면역력을 증강시켜, 생명연장의 주요 치료수단이 될 수있는 침과 뜸의 혈위가 십사경맥상에 있는 365혈로 주축을 이루고 있었으나, 날이 갈수록 인체를 세분화하여 새로운 기혈과 신혈이 발표되어 1000여 혈이 훨씬 넘는 복잡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사실을 객관화 하고 구체적으로 분류하는 의학의 발전은 인류에게 삶의 질을 개선 하게끔 기여 해 왔으나 분석의 기술만이 발달 할수록 병의 종류는 더 많아 질 것이고, 또한 치료 할 수 없는 병도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이는 노자가 지적 했듯이 정부의 법령과 술책이 더욱 자세하게 되면 도적은 끊임없이 느는 법이고 사람의 지혜가 늘면 늘수록 사회는 혼란해지므로 위정자는 종종 스스로 사회의 특수인믈로 생각해 자신의 올바른 뜻이 백성과 교류 되어야지 소란스럽게 정치를 하지 말라 했다는 이치와 같다. 형상화된 병의 징후를 아무리 최첨단의 초정밀한 기계로 탐색하고 쪼개어 추적하여 치료해도 재발과 전이의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동양의학에서도, 허준의 한약처방을 답습하고, 침술의 명인 허임의 치료 경혈법 등을 쫓아 임상하여도 그들과 같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치료 명인들이 펼쳐왔던 최고의 기술은 수제자에게 지식으로서의 전달은 가능하나 경험은 전수 되지 못 하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이건 간에 평생을 통한 임상은 지식이 아니라 경험이 대부분인 것이다. 수천년전 부터 이어온 선각자들의 경혈흐름의 가르침도 지면상의 한계로 뜻대로 전달 되지는 못했으리라 본다. 인간의 경혈은 각각이 가지는 고유의 취혈시간과 위치가 있어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오랜 꿈이자 의학계의 영원한 도전과제인 불로장생이 불가능한 것일까?
의료지식의 발전에 치중하는 학술적인 전문성의 제고와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의식적인 교류가 더불어 초점이 맞추어져 개선 되어 간다면 그 해답이 가능 해 질 수 있다. 환자의 인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비밀스러운 현상들을 감지 하는 것도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될 때도 간혹 있기 때문이다.
깊이 있는 지식을 응용한 학술적인 정교한 연구는 당연히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고,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이상의 차원이 합쳐진 추상적인 불분명한 방법도 무시하지 않고 명료한 지식과 더불어 부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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