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서도 크고 작은 많은 공연들이 있었던 이유에서인지 한인들의 공연관람 문화도 크게 향상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공연장에서는 간혹 민망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몇 년 전 한인사회 한 합창단의 정기공연이었는데 매 소제목의 곡이 끝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박수소리를 참다못한 지휘자가 관객들을 향해 뒤돌아보면서 얼굴을 찌푸리며 손에 든 지휘봉을 살짝 흔드는 광경이 연출되었다.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모든 악장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게 되면 연주자의 호흡이 흐트러지게 되고 관객들도 곡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2년 전 한 비올리스트 독주회에서도 악장 사이에 박수를 쳐서 눈총을 받으시는 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수를 언제 쳐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가장 좋은 선생님은 음악회 순서지이다.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 3~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곡들은 프로그램을 꼼꼼히 체크해두었다가 지휘자의 팔이 완전히 내려갔을 때, 피아니스트가 의자에서 일어날 때, 바이올리니스트가 악기를 내릴 때 박수를 치면 크게 실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1악장이 격정적인 포르티시모로 끝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나 교향곡 6번 ‘비창’의 웅장한 3악장이 끝나고 느린 4악장이 아직 시작되기 전 터져 나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에 대해서는 음악회의 매너도 모르는 무식한 행동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모 한인 합창단의 지휘자처럼 관객을 향해 얼굴을 찌푸리는 지휘자는 없을 것이니 진심으로 연주에 감동했다면 그 음악회장의 분위기에 따라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어도 무방할 것이다.
<배아람 비올라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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