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중간한 나이 기술없지 밑천 없지... 막노동 일자리도 없어
구직광고에 전화해보지만 나이 묻고는 외면
단순노동직도 별따기...절망속 눈칫밥 한숨
#사례1=세탁소를 운영하다 적자에 허덕이다 최근 문을 닫은 신모(46)씨는 젊어서 일했던 맨하탄 도매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으나 만만치 않은 상태다. “매니저급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전화를 걸어봐도 나이를 밝히고 나면 연락을 주겠다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신씨는 “젊은이 못지 않게 일할 자신이 있는데 정말 답답하다”며 분개했다. “조금 더 찾다가 안되면 콜택시 운전이라도 해야 되지 않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례2=이민 3년차 인 김 모(51)씨는 요즘 일간지 구직 광고란을 거의 외울 정도다. 잘나가는 한국 기업 중견 간부로 있다가 신세대 바람에 밀려 퇴직하고, 새희망을 찾아 미국에 왔지만 직장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아직도 부인의 ‘눈치밥’만 먹고 있다. 구직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어도 나이부터 묻고는 슬그머니 따돌려 버린다. 간혹 찾아오는 인터뷰에서도 특별한 기술이 없는데다 나이까지 찼다는 이유로 번번이 떨어져 한숨만 짓고 있다. 최근 불황과 맞물려 구직전선에 나서는 중·장년층 한인들이 한인사회를 떠돌고 있다.
수년 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직장을 잃거나 사업을 접은 중장년층 한인들은 속출하고 있는 반면 재취업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40∼50대 한인 구직자들 경우 20~30대 층과는 달리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데다 특별한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아 나이가 맣아 원천적으로 구직이 힘든데다 취업을 해도 불안정한 임시직이 대부분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영업을 하고 싶어도 밑천도 없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수년 까지만 해도 단순 노동만으로도 취업이 가능했던 식당과 청과, 델리, 잡화, 수산, 세탁업은 물론 최근 경기침체로 건설업계까지 급격히 위축, 막노동 자리까지 급감하면서 이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인사회에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층에서 이 같은 실직·구직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한인경제의 실질적 주체가 불안해지는 것으로 한인사회 전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인사회의 대책은 단순 노동직을 알선해주는 직업소개소나 영어 및 컴퓨터 교육 등 단순 직업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장년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뉴욕한인봉사센터의 관계자는 "40∼50대 준고령 실업자들은 특별 직업기술이 없어 재취업이 힘들다"면서 "이들을 위해 한인 커뮤니티에 정기적인 직업 박람회를 정착시키는 것과 정부로부터 직업 재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지원을 끌어내는 등 한인사회 차원의 장기적인 고용 창출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사회와 더불어 미 주류사회의 중장년 실업률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현재 전국의 45~64세 중장년층 가운데 실업자는 350만 명 이상으로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6%에 달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실업률은 25세 이하보다 10%포인트 낮지만 중장년 층의 특수성 때문에 매우 심각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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