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AEA “북핵 주시하고 있지만 정보수집 한계”
북한 영변 핵 시설 위성사진
유키아 사무총장 “경수로 건설공사 상당한 진전은 사실”
북 외무성 “낡은 기준으로 현실 봐선 안될 것” IAEA비난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심각한 우려 사안이며 경수로 건설과 우라늄 농축 활동은 여전히 깊은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유키야 사무총장은 지난 달 30일 IAEA 이사회에 제출한 ‘북한에서의 핵 안전조치 이행’(Application of Safeguard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보고서에서 “2002년 말에서부터 2007년 7월 까지는 IAEA가 북한에서 핵 안전조치를 실시하지 못했고 2009년 4월 이후 부터는 못해오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그는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1718호, 1874호)의 요구에 역행해 기존 핵 프로그램을 확인 가능하게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형식으로 포기하지도 않았으며 모든 관련 활동을 중단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보리는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 핵 실험을 했다는 북한의 발표에 따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IAEA 핵 안전조치합의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모든 핵무기와 존재하는 핵 프로그램을 확인 가능하게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형식으로 포기할 것과 모든 관련 활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결정하고, ▲NPT를 전면 이행하고 핵 안전조치를 위한 IAEA의 모든 요구들에 즉각 협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년)를 각각 채택한 바 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IAEA는 계속 북한에서 (핵 안전조치) 확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다”며 “주로 인공위성 사진들을 통해 영변시설 진척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이어 “IAEA는 이 시설 내 여러 곳에 새로운 건축 공사와 건물 개조를 관찰했다”며 “비록 인공위성 사진만으로서 이 같은 활동의 목적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핵 능력을 추가로 진전시키고 있다는 북한의 발표와 커다란 범위 내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IAEA는 신고 된 영변 시설에서는 별다른 중대한 활동을 감지하지는 않았으나 북한이 100MW 경수로와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신고 되지 않은 영변의 2개 시설의 진척사항은 깊이 주시하고 있다”며 “이전 보고서(2011년 9월2일) 이후 경수로 건설 공사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경수로 건물에 ‘돔’(Dome)이 설치됐다. 건물 내부에는 어떠한 기기설비를 장착했을 징후가 있다. 그리고 경수로 냉각을 목적으로 강에서 물을 뽑아내 공급하는 시스템도 건축됐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외에도 “IAEA는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핵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장소들을 그동안 인공위성 사진으로 감시해 왔다”며 “이들 장소에서 특정 활동들이 목격되기는 했으나 현장 조사 없이는 이들 활동의 목적이나 핵 물질이 사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기술적 결론을 보고할 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IAEA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해 “우리의 핵 활동에 개입할 자격을 상실한 국제원자력기구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지금까지 다른 핵무기 보유국의 핵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적이 없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우리의 핵 계획에 대해서만 차별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은 공정성을 떠난 부당한 처사”라며 “우리의 핵 활동이 평화적 목적에만 국한돼 있던 시기의 낡은 기준으로 오늘의 현실을 재보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대변인 말을 인용했다.
또 “미국의 계속되는 적대시 정책에 대처해 당당한 핵보유국으로 솟아오른 우리에게는 비핵국가를 위주로 상대하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직능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우리 식의 기준이 따로 있다”며 “국제원자력기구와 미국은 현실을 똑바로 보고 분별 있게 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은 경수로가 발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IAEA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핵무기 제조에 쓰일 핵물질을 만들 목적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특히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북한이 1차와 2차에 이어 제3차 핵 실험을 감행할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정부 당국자는 지난 7일 북한 영변의 경수로 건설 공사가 상당한 진전을 거뒀다는 IAEA의 이번 보고서와 관련, “경수로(건물)에 뚜껑(돔)을 씌운 것과 원자로 냉각 펌프를 달았다는 점이 외양상의 변화”라면서 “한·중 양국 모두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발언은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5~6일 방중,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대처 방안을 협의한 뒤에 나온 것이다.보도는 이 당국자가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한국과 중국이 지난 4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한 동향이나 징후가 잡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미 국무부, "북 생물무기 개발 계속하고 있다는 정보"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과 경수로 건설을 비롯한 지속적인 핵 활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과 1874는 물론 6자 회담의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따른 책임 위반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국무부는 지난 달 작성한 ‘2012년 군비통제, 비확산, 군축이행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은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기에 앞서 NPT 2조와 3조,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안전조치협약을 위반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보고서는 “보고기간 동안 국무부는 북한이 2005년 공동성명에 따른 책임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과 1874 아래의 의무를 계속 무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며 “북한은 NPT에 명시된 대로 핵 보유국이 될 수 없고, 미국이 앞으로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과 확인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이루는 2005년 공동성명과 그 목적을 지지한다는 의지를 일관성 있게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국무부는 북한의 핵 확산 활동과 핵 프로그램 개발 진척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과 1874를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행할 것을 계속 권장해왔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북한이 ‘생물무기금지협약(BWC)’에 가입했음에도 관련 신뢰 구축 조치를 아직 선언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다른 나라와의 과학협력 추진을 포함해, 생물무기 연구개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은 생물무기금지협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일축하면서, 생물무기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도 않고 그 개발과 사용도 반대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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