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까모’ 사건, 미국.한국 정보기관이 배후
▶ 북한외교서한 유엔안보리 문서 회람
지난 6월 김일성 주석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는 사건이 있은 가운데 이번 9월 9일 북한 주민들이 공화국 창건 64주년을 기념해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탈북자 전씨 재입국시켜 동상폭파 기도”
한국측 “북측의 전형적인 선전선동술” 일축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재입북한 탈북자가 지난 6월 김일성 주석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는 일명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는 모임) 사건의 배후로 미국과 한국 정보기관을 지목한 북한 외교서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람됐다.
유엔이 10일 공개한 안보리 문서 S/2012/680호에 따르면 안보리는 지난 달 31일 신선호 주유엔북한대사가 같은 날 안보리 의장(제라드 아로드 주유엔프랑스대사) 앞으로 보낸 편지와 첨부한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은 조선반도핵문제해결의 기본 장애’라는 제목의 조선외무성대변인 비망록을 안보리 공식 문서로 배포했다.
‘일반 배포용’(General Distribution) 안보리 문서로 이날 회람된 신 대사 서한과 조선외무성대변인 비망록은 “현 단계에서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포기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며 “우리 공화국에 대해 ‘적대의도가 없다’는 미행정부당국자들의 말과는 달리 미국의 대조선 행동은 날이 갈수록 더욱더 적대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지난 4월 우리의 평화적인 위성발사를 부당하게 걸고들어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를 난폭하게 유린한데 이어 남조선주둔 미군이 우리 공화국기를 표적으로 최대 규모의 실탄사격을 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연이어 미국의 정보기관이 남조선정보모략기관을 배후조종해 백두산절세위인들의 동상파괴음모를 벌리는 특대형 도발사건이 일어났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비망록에 명시된 “백두산절세우인들의 동상파괴음모를 벌리는 특대형 도발사건”이란 북한이 한국에서 재입북한 탈북자 전영철씨(52)가 김일성 주석 동상을 파괴하려는 테러를 기도해 체포했다고 주장한 ‘동까모’ 사건을 가리킨다,북한은 7월20일 ‘동까모’ 사건의 주범자로 체포했다는 전씨의 자백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하며 사건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씨는 7월19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한 내 탈북자 단체인 인민해방전선의 ‘동까모’와 남측 정보기관, 미국의 사주로 국경지방의 동상을 파괴하려다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 송림2동에 살다가 2010년 4월24일 탈북해 2012년 3월부터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에 살았으며, 하나원에서 알고 있던 동료 탈북자의 소개로 북한인민해방전선(북한군 출신 탈북자 모임) 김성민 대표를 만났다”고 말했다.그 자리에서 김 대표가 ‘동까모’가 조직된 사실을 알려줬고 김대표의 소개로 2명의 정보기관원을 만났으며, 그들로부터 보온병 형태의 폭발물 투척기와 원격조종기를 이용한 동상폭파계획을 설명 받고 거액을 받기로 하고 계획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지난 6월18일 밤 11시쯤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국경도시로 들어와 과업을 준대로 동상과 그 주변에 이상이 없는가를 표해(파악)한 다음 국경쪽으로 나가다가 새벽 2시쯤 체포돼 막대한 자금을 탕진하며 추진시켜온 특대형 거사는 마지막 단계에 와서 완전히 파탄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 당국의 확인 결과,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기자회견에 등장한 전씨는 실제 탈북자 출신인 것으로 확인 됐다. 정부 당국은 전씨가 2010년 4월 중국으로 탈북해 약 7개월 후인 같은 해 11월 국내로 입국한 뒤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에서 거주해온 인물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남측 정보기관 등의 사주로 동상 폭파를 계획했다는 전씨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면서 소위 ‘동까모’ 사건을 북측의 전형적인 ‘선전선동술’로 일축했다. 실제로 국정원은 7월2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주장한 남한 내 탈북자단체 ‘동까모’에 대해 “존재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연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동까모’ 사건을 미국과 한국 정보기관의 대북 테러행위로 주장하며 선전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지난 달 11일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을 비롯한 해당 기관, 단체들에서는 미국과 남조선괴뢰패당이 국제법을 란폭하게 유린하면서 조선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중대국가정치테로를 기도한 것과 관련하여 공화국에 침투하였다가 체포된 전영철의 기자회견문을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단체 및 개별인사들에게 보내였다”고 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전씨의 “기자회견문은 8월7일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반테러위원회를 비롯한 유엔기구들과 (반기문)유엔사무총장, (나시어 압둘라지즈 알 나서)유엔의장 등 유엔사무국 해당 인사들에게 발송됐다.”
신 대사가 이번 유엔 안보리에 회람을 요청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 비망록도 “미국의 적대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정당화 하려는 차원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의 한 사례로 ‘동까모’ 사건을 내세운 것이다.
한편 유엔 안보리 9월 순회의장국은 독일로 피터 위티그 주유엔독일대사는 지난 달 31일 안보리 의장직 수행에 앞서 유엔 출입기자단과 가진 회견에서 안보리가 9월 중 취급할 3개 주요 안건을 ‘중동 세계’, ‘아동과 무력분쟁’, ‘아프가니스탄’ 문제라고 밝혔다.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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