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외조부 고 장정용 선생께 지난 5일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상이 서훈됐다. 어머니는 건국 훈장을 받으러 영사관에 오라는 연락을 받고 눈물을 글썽이셨고 너무 들떠서 잠을 설치기조차 하셨다
87년 전 유복자로 태어나신 어머니는 친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자라셨다. 외조부가 독립운동하실 당시 일본경찰에 얼굴이 알려지면 체포될까봐 외가에서는 집안의 사진을 한 장도 남기지 않고 다 버렸다고 한다.
외조부는 세브란스 3학년 때 학업을 포기하고 무장독립운동단체인 ‘보합단’에 뛰어들어 활동하시다가 체포돼 옥고를 치르시고 고문 후유증으로 31세 청춘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당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 지으셨다. “남편 없는 시집에서 그 긴 세월을 얼마나 힘들게 지내셨을까? 더욱이 이북에 남겨진 채로…”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의 가족들이 치러야 했던 고통과 희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어머니는 외가가 풍족해서 여학교를 나오고 일본유학까지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가족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독립유공자 표창으로 잃어버린 아버지를 보상 받을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감사와 자부심으로 대체할 수는 있지 않을까?
87년의 뒤늦은 시간이지만 아버지를 되찾도록 도와 준 한국정부에 감사한다고 어머니는 가슴으로 흐르는 눈물로 말씀하셨다.
<이여옥/풀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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