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 경제가 버지니아주의 젊은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올 가을 선거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Generation Opportunity(이하 GO)’가 566명의 18-29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7월24일부터 8월13일 사이에 이메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8%가 ‘나쁜 경제가 매일 매일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또 77%는 ‘미래의 삶의 진로와 경력을 결정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해 이들의 생각이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 표심으로 표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 6월 설립된 GO는 차세대 관련 장기 교육 정책, 유권자 등록, 투표 참여 등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SNS 네트워크 ‘페이스북’에 4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버지니아주에서만 10여만명의 젊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이슈에 대한 여론 조사를 벌여왔다.
이번 조사에 나타난 결과들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57%는 유흥·오락비를 줄였다고 답했으며 48%는 친구나 가족들에게 줄 선물비용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44%는 식료품 비용을 줄였고 43%는 휴가를 축소했으며 37%는 운전을 가급적 줄이고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37%는 주택의 에너지 비용을 줄였고 28%는 파트타임 직업을 찾았던 적이 있었으며 24%는 렌트비가 싼 아파트로 옮기는 등 삶의 패턴을 바꿨다.
이들이 꿈꾸고 있는 미래도 쪼들리는 지갑 때문에 크게 바뀌고 있다.
응답자 중 앞으로 부모 곁을 떠나 따로 집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겨우 42%였으며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한 사람도 29%에 달했다.
조만간 학생 융자 등 빚을 청산할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은 29%에 지나지 않았으며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겠다는 사람도 27% 밖에 안됐다.
또 미래를 위해 저축할 여지가 있는 사람은 26%에 그쳤고 21%는 일자리를 바꾸거나 다른 도시로 옮길 계획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으며 결혼하겠다는 사람은 17% 밖에 안됐다.
전체적인 미 경제를 바라보는 눈길도 부정적이었다. 응답자의 75%는 일자리 부족이 미국의 중산층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답했으며 64%는 학생 융자의 이자율을 낮추는 것 보다 대학 졸업 시 좋은 일자리가 많은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62%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26세까지 부모의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 공약 보다 좋은 일자리가 주는 자신만의 건강 보험을 더 갖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젊은 유권자들의 이러한 생각은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겨우 35%만이 현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답했으나 이번 선거에 78%가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보여 어떻게 표심이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GO의 폴 콘웨이 대표는 “미 경제 침체와 고실업률 등이 버지니아의 젊은 유권자들의 삶에 심각한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별히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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