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치다 보면 골프가 인생사와 유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만치 골프 경기성적의 굴곡이 심하기 때문이다.
어느 골프 예찬론자는 GOLF 의 4글자를 다음과 같이 풀었다. G는 ‘Green(푸른 잔디)’ O는 ‘Oxygen(맑은 공기)’ L은 ‘Light(밝은 햇빛)’ F는 ‘Friend(좋은 친구)’라는 것이다.
골프는 다정한 친구와 같이 잘 다듬어진 잔디 위를 거닐며 찬란한 태양 아래서 향긋한 풀 내음과 깨끗한 공기를 가슴에 담고 백구를 파란 하늘에 날리며 우리들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운동이 아닐까. 얼마니 멋있는 골프인가!
골프는 신사들의 운동이다. 그러다 보니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티켓과 매너 그리고 약속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 인생의 덕목과 일치한다.
골프는 에티켓이 가장 엄한 운동이다. 골프 규칙에는 제일 먼저 에티켓의 중요성이 언급되어 있다. 경기를 할 때 동반자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중시해야 한다고 쓰여있다.
매너는 동반자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하는 행위이다. 스코어를 속이거나 악의의 반칙을 하는 행위들은 경기 중 실격 사항이다.
골프에서 약속은 그 사람의 인격을 말한다. 골프 약속은 본인이 사망한 경우 외에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어떠한 경우에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해도 자신과의 싸움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경기이기 때문에 양심과 자율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니 자기 자신과 양심의 싸움이다. 이 얼마나 멋있는 말인가. 그래서 골프는 도의 길을 걷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골프에서 Even을 치면 얼마나 잘 친 것일까. Under를 치면 아마추어로서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이다. 인생에서도 Even을 살았다면 값진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더더욱 Under를 살았다면 얼마나 훌륭한 삶이었을까.
그러나 우리는 골프와 인에서 Under는 고사하고 Even을 살기도 어렵다. 한 홀, 한 홀 거듭되는 실패와 좌절, 그러다 멋있는 샷이 나왔을 때의 환희, 그리고 나면 욕심이 넘쳐 또 다시 실망의 표정을 짓게 되곤 한다.
그래서 골프는 18 홀을 돌고 장갑을 벗을 때에야 안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삶의 평가 또한 같은 것이다. 한 인간이 무덤에 들어 갈 때에야 비로소 그 인간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 아무리 명예와 부를 지녔다 해도 어떻게 살았는가가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골프와 인생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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