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그림을 크게 나누면 정물화, 풍경화, 인물화가 있다. 인물화는 사람을 주제로 그리되, 주위의 물건이나 풍경과 함께 그리기도 하고, 단순히 한 사람의 얼굴을 그리기도 한다.
얼굴은 근엄하게 정장을 한 군주의 초상화에서 부터 청순한 여인의 얼굴, 귀여운 아기의 얼굴, 노인의 주름진 얼굴…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세상에 있는 각양각색의 초상화를 한 장소에 뫃아 놓는다면, 얼마나 많을까. 그것은 대단한 분량이 될 것이다.
이 세상에 그려진 초상화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는 없으나, 누구의 모습이 가장 많이 그려져 있는지 묻는 다면, 그것은 예수의 초상화라고 사람들은 서슴없이 대답할 것이다.
어린 아기의 시절부터 십자가에 처형될 때까지의 그림, 그리고 승천하는 모습에서 부터 부활 한 다음의 그림까지 일생이 그려진 예수의 그림, 그러한 그의 인물화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세계각국에서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에 의해서 그려진 예수의 그림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려질 것이다.
초상화는 대체로 모델이 있고, 화가는 그 대상을 보고 인물화를 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예수의 초상에는 모델이 없다. 예수에 대한 그림은, 그가 이미 세상을 떠난 다음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보고 그린 그림이 아니므로, 화가는 그의 상상력에 의존해서 그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예수의 초상화의 얼굴은 그 모습이 모두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경에는 그의 모습을 묘사해 놓은 구절이 없다. 그의 행적과 말씀으로 가득한 책속에는 그가 어떻게 생겼다는 설명이 없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라고 사도 요한은 말했다. 또 그는 문이요, 진리요, 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를 묘사하는 것은 그의 용모가 아니라, 그가 지닌 성정과 요체일 뿐이다. 그래서 화가들은 스스로 생각한 예수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둔다. 그것은 화가에게만 보이는 예수의 모습이며,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바라보고 감상할 뿐이다. 모델이 없는 인물화는 상상화에 가깝다.
본 적은 없으나, 느낌은 있어서 그리는 예수의 모습; 화가의 상상화는 각기 그 모습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초상화는 설명을 하지않아도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 초상화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안다. 심지어는 어느 바위에 흘러내린 빗물의 흔적에서 예수의 얼굴을 닮았다고 사람들이 감탄하기도 한다. 또 그 사진이 신문에 나오기 라도 하면, 독자들은 ‘어쩜 그리도 예수를 닮았을까’ 하면서 공감을 하기도 한다.
여러 화가에 의해서 제각기 그려진 예수의 초상은, 설명을 듣지 않고도 순간적으로 모두 알아챈다. 그것은 아마도 예수만이 가지고 있는 어떤 공통점이 그 초상화 속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그 공통점이란 과연 무엇일까. 2000년이 넘는 동안, 여러나라의 다른 화가들에 의해서 그려진 초상화가 어떻게 공통되는 느낌을 준다는 것인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화폭에 담는다. 그렇다면, 예수의 모습을 그리는 사람은 예수를 사모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모든 예술은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의 표출이다. 문학이 그러하고, 음악, 조각과 그림, 심지어는 건축물에도 만든이의 마음과 뜻이 나타나지 아니하던가?
사람의 마음은 음악이 되어 들리기도 하고, 그림이 되어 보이기도 한다. 특히 초상화에는, 화가가 품고있는 존경심과 사랑하는 마음, 혹은 고뇌하는 마음이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가만히 보라보고 만 있어도, 보는 사람의 감성을 압도하는 건축물도 있지 아니 하던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묶음으로 엮어, 우리 앞에 보여주는 예수의 초상화. 인간은 때때로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기도 하고, 진리의 길을 가게하는 용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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