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내게 아주 특별한 달이다. 내가 태어난 날이 있고, 결혼기념일이 있고, 막내딸이 태어난 날도 12월에 있다.
거기다가 크리스마스 시즌이자 연말이라서 동창회, 송년모임 등의 파티에 나가다보면 12월은 내게 있어서 시간과의 전쟁이다. 스케줄 북에 시간별로 꼼꼼히 적어놓고, 항상 체크하지 않으면 모임을 잊어버리거나 늦기 십상이다. 거의 매일 연말파티에 가야하고 주말이면 두 군데 행사를 순례(?)해야 하는 시간의 싸움이다.
마치 행사장에 나가는 연예인처럼 이 모임 저 모임에 다녀야하고 인사하러 다녀야한다.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12월의 잔인한(?)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몸과 마음이 여간 바쁜 게 아니다. 하루 종일 환자들을 치료하고 나서 퇴근할 때쯤이면 화장을 다시 하고, 의사가운 대신 깔끔한 정장으로 갈아입고, 하이힐을 신는다. 그리고는 저녁의 파티나 연말모임으로 출근(?) 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내가 꼭 이렇게 다녀야하나 하는 의문도 가끔 든다.
하지만 막상 모임에 가보면,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친구들과 동료들의 얼굴을 마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각자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털어놓고 듣다보면 “모임에 오길 아주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깔깔깔 웃으면서, 박장대소를 하면서, 단체로 사진을 찍으면서, 건배를 하면서, 왁자지껄 떠들어대면서, 반갑게 악수하면서, 사랑스럽게 안아주면서 어울리다 보면 행복감이 넘친다.
일상생활에 지쳐 있는 우리가 일 년에 한번이라도 날을 정해놓고 같이 모이고 얼굴 볼 수 있다는 것이 세상 살아가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그 환한 모습과 미소를 맞으러 오늘도 나는 예쁘게 화장하고 연말 모임에 나갈 준비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12월에 몸은 비록 지칠지라도 마음은 더욱 행복해지고, 얼굴엔 미소가 퍼진다. 반갑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을 볼 수 있기에…
<박세리 /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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