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LA 다저스의 왼손투수 류현진(26)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될 가능성에 제기됐다.
MLB.com 칼럼니스트 라일 스펜서는 3일 류현진은 새 나라와 새 리그에 적응할 게 워낙 많은 상태라 처음부터 선발투수가 아닌 구원투수로 다저스 커리어를 시작하게 될 수도 있다는 글을 올렸다. 류현진이 두 차례 프리시즌 마운드에 올라 던지는 모습을 본 결과 “샌디 코펙스와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와 같은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에 비교할 만한 돌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
그는 “시속 91~94일의 강속구와 정확한 커브는 아직 보지 못했다”며 “류현진은 말 그대로 공을 잡는 법부터 적응해야하는 신세”라고 전했다.
이는 류현진과 한국언론이 한국과 다른 공인구에 대한 문제를 계속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한국에 가서 그 다른 그립 덕분에 공을 던지기가 훨씬 쉽다고 말한 적이 없고 또 성적이 좋아진 것도 아니지만 류현진은 한국의 야구공과 달리 미국의 공인구는 실밥이 도드라지지 않아 손가락 끝으로 공을 채기가 어렵고 공표면 자체도 미끄럽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
그래도 마이크 소샤 LA 에인절스 감독은 류현진의 피칭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에인절스와 프리시즌 경기에서 2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해 4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지만 삼진도 3개를 잡아낸 것을 보고는 “공을 스핀하게 만들 줄 알고 체인지업이 좋다. 다저스가 좋은 팔을 건진 게 한 눈에 들어온다”며 “우리 타자들이 그를 높이 평가했다. 파악이 힘든 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소샤 감독은 그러나 “메이저리그 피칭이란 ‘좋은 팔’ ‘좋은 어깨’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공을 100개 던진 시점에서는 또 어떤 투구가 나오나? 90개 때는? 그리고 33차례 선발 등판이 가능한가 등이 모두 풀어야하는 숙제”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6일마다 선발등판했던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따낼 경우 5일마다 마운드에 올라야하는 것도 다르고, 또 다저스는 류현진이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선발 등판 사이에 불펜피칭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도 은근히 불만인 모양새다.
류현진은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4가지 공을 던지는 투수로 알려졌는데 예전 WBC 때 보여주던 구속이 안 나오고 있는 점도 약간 불안하다.
류현진은 에인절스 톱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신인왕에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2위였던 타자라는 점을 모르고 상대했다고 밝혔다. 트라웃은 류현진과 대결에 대해 “체인지업, 체인지업, 체인지업. 체인지업만 잔뜩 봤다”고 말했다.
에인절스 파워히터 마크 트럼보는 “나에게는 체인지업, 낙차 큰 커브, 슬라이더 등 모든 공을 다 던졌다”며 “구속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감이 잘 안 잡혔다. 하지만 다저스에 도움이 될 투수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에 대해서는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를 친 루이스 히메네스가 이렇게 말했다. “나도 그가 누군지 몰랐고, 그때가면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그를 파악한다”고.
류현진의 첫 선발등판을 직접 지켜보지 않은 단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그냥 괜찮았다(just okay)”는 보고만 받았다며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투수 한 명에 불과하다. 자리가 보장된 사람은 없다. 류현진의 운명은 류현진이 하기 나름이니 지켜보겠다”고 했다.
다저스가 결국에는 류현진에게 좀 더 보여줄 것을 요구한 셈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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