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 가동해도 주문 벅차” 봉제업계 인력난 한숨, 불체자 급감 등 영향
숙련된 직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많은 한인 봉제공장들이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봄철 성수기를 맞아 일감은 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인 봉제업체들이 숙련된 노동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인 업체들은 봄·여름 상품 주문이 밀려들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감을 제 때 끝내기 위해 필요한 마땅한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출고시기를 맞출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금전적 손실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많은 한인 업체들이 많게는 50%의 노동력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봉제업계의 인력충원이 어려운 이유는 지속된 경기침체와 국경 강화로 인한 업계 최대인력인 불법체류자 급감 등으로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LA 다운타운 인근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DNR의 이희복 대표는 “현재 25명 정도의 직원을 고용하고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데 사실 주문량을 정확한 시일에 맞추려면 45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필요하다”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30~50%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수기에 최대 인력을 끌어들여 생산력을 올려야만 비수기인 여름철의 임대료와 인건비 적자를 막을 수 있는데 지금은 공장을 늦은 시간까지 풀가동을 하고 있지만 원하는 만큼의 물건을 만들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불황 여파로 문을 닫은 봉제업체가 늘어 숙련 노동자들이 타업종으로 빠져나간 점도 인력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은 식당이나 시간당 급여를 주는 안정적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봉제업체들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키고 있지만 몇몇 업체는 오버타임 문제가 있는 주급이나 재봉 횟수에 따라 임금을 계산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매년 봄철을 맞아 귤, 오렌지, 딸기 등의 수확철이 되면 보다 나은 보수를 받고 농작으로 이직하는 노동자들도 많아 업계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3D’(Dirty, Dangerous, Difficult) 업종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뚜렷해지면서 한 번 나간 노동자들이 다시 봉제업계로 돌아오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전했다.
노동법 및 워컴(종업원 상해보험) 문제 역시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운타운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박모 대표는 “사람을 구한다는 게시판은 부쩍 늘었지만 노동법 관련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이 많아 채용하기 조심스럽다”며 “요즘에는 수개월 일을 하고 노동법 위반소송이나 워컴을 신청하는 소위 ‘소송전문 노동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미주한인봉제협회 잔 리 회장은 “원청업체나 매뉴팩처 등이 제시하는 단가에 맞추기 위해서는 봉제업체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쓸 수밖에 없는데 최근 수년 사이 숙련된 직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대부분 한인 봉제공장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직 및 노동법 분쟁 등 여러 문제들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업주들 사이에는 ‘바빠도 반갑지 않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백두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