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마라토너 1,300명 대상 조사지난해 런던 마라톤이 열리기 며칠 전, 영국 포츠머스 대학 유방건강연구그룹의 과학자들은 출전선수 등록소에 들러 여성 주자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여성 출전자들에게 익명을 보장한다는 약속과 함께 운동습관과 유방통증에 관한 설문지를 나눠주고 협조를 당부했다. 유방통증은 모든 연령대의 여성이 공통적으로 겪는‘아픔’이다. 젖가슴 통증은 무차별적으로 찾아든다. 가슴이 크건작건, 운동선수건 아니건 가리지 않는다. 포츠머스 대학 연구진은 운동이 유방통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가리고 앞가슴에 가해지는 통증이 운동습관에 어떤변화를 얼마나 가져오는지를 살피기 위해 여성 마라토너 1,300명의 도움을 받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 난 3월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게재된 설문조사 결과는 운동과 유방통이 상당한 정도의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운동이 유방통을 키우고, 악화된 유방통이다시 운동습관에 변화를 가져오는 악순환이‘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운동이 여성의 가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놀라운 일도, 새로운 일도 아니다. 운동은 비단 여성의 가슴뿐 아니라 남녀 신체의 모든 조직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여성의 유방은 특이한 조직이다.
우선 무겁다. 가슴이 작아도 묵직하게 느껴지긴 마찬가지다.
여성의 앞가슴은 자연 상태에서 해부학적 지지를 거의 받지 못한다. 신체 구조상 이를 떠받쳐주는‘ 천연 버팀목’이 없다.
따라서 브래지어를 비롯한 모든 인위적인 억제장치에서 풀려난 유방은 여성의 몸동작에 따라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몸동작이 큰 운동을하게 되면 유방의 움직임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설문조사에 앞서 포츠머스 대학 과학자들이실시한 동작포착 연구에 따르면 받쳐지지 않은여성의 유방, 다시 말해 브래지어로 감싸지 않은 가슴은 달리기를 할 때 8인치가량의 진폭을보인다. 그것도 그저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이아니라, 상하좌우전후로 움직인다. 한마디로 전방위로 출렁댄다.
동작포착 연구에 참여한 지원자들이 표준 스포츠 브라(sports bra)를 착용했을 때에도 달리기 도중 앞가슴이 상당한 정도로 흔들렸다.
그러나 유방의 동작이 나중에 통증으로 연결되는지는 확실치 않았다. 포츠머스 대학 연구진은 바로 이 부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활동적인 여성과 유방통증 사이의 상관관계 조사에나섰다.
표본 대상을 정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마라톤 출전 여성들만큼 연구 목적에 딱 들어맞는집단을 달리 찾을 수 없다는데 쉽사리 의견이모아졌다.
포츠머스 대학 연구진의 멤버로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세인트 매리스 유니버시티 칼리지의운동과학 강사 니콜라 브라운 박사는 “일반인들이 연상하는 여성 마라톤주자의 이미지는 가느다란 몸매에 머슴애 같은‘ 절벽 가슴으로 요약되지만 사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물론 전문 마라토너 혹은 엘리트 주자는 대부분 가슴이 크지 않다.
하지만 전문 주자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달리는 아마투어 출전자들의 가슴 사이즈와 생김새는 말 그대로 다양하다.
설문지의 답변 내용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조사에 응한 1,300명의 여성 마라토너들이 착용한 브래지어 사이즈가 무려 56종에 달한다는사실을 알아냈다. 가슴 크기가 AA컵에서 HH컵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가슴둘레 역시 28인치에서 40인치 사이로 개인차가 컸다.
몸무게 역시 편차 범위가 넓었지만 평균치는 148파운드 정도였다. 또한 전체 응답자들의90%가 운동할 때를 비롯, 늘 브래지어를 착용한다고 대답했다.
활동적인 여성도 유방통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 마라토너의 3분의 1이상은 꼭 운동 때문은 아니지만 수시로 유방에 통증이 찾아온다고 답했다.
또한‘ 대형 가슴’을 지닌 여성 사이에서 유방통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됐다. 그러나 가슴 사이즈가 비교적 작은 여성들 역시유방통을 완전히 피해가지 못했다.
A컵 혹은 그보다 사이즈가 작은 브래지어를착용하는 여성들 가운데 25%가 가끔 앞가슴통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젖먹이 자녀를 둔 여성의 경우 유방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수유가 유방 구성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뿐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운동이 유방통을 촉진시키거나악화시킨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운동으로 인해악화된 유방통은 훈련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게마련이다. 앞가슴 통증과 운동 사이에 상호간섭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유방통을 겪고 있다고 대답한 여성의 25%는이 때문에 운동의 강도를 줄였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뛰는 대신 걷는 식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브라운 박사는 운동과 관련된 가슴 통증이 여성의 신체활동에 질적, 양적 변화를 초래한다고 결론지었다.
운동을 하면 앞가슴 통증을 겪게 되거나 통증이 악화된다는 것은 개인적 경험만으로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마라톤을 뛰어보면 유방통과 운동 사이의 얽힌 관계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여성 마라토너들은 거의 예외 없이 유방통과함께 달린다.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인지가슴의 무게가 천근처럼 느껴지면서 통증이 찾아온다. 그래도 유방을 떼어놓고 달릴 수 없는일이다.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여성 마라토너에게 가슴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브라운 박사는 가슴에 맞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유방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유방통을 겪고 있는 여성의 85%가 자신의 체형에 맞는 브래지어로 통증 감소효과를 보았다고 대답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여성이자신에게 맞지 않는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있다.
맞춤 브라가 아닌 다음에야 자신의 가슴 크기와 둘레에 딱 맞는 브래지어를 구입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여성 마라토너들에게는 발에 꼭 맞는 신발만큼 가슴을 단단히 받쳐주는 적정 사이즈의 스포츠 브라가 필요하다.
‘큰 가슴’일수록 통증 발생률 더 높아결국 신체활동의 질적 양적 변화로 이어져꼭 맞는 브라 착용하면 고통 완화에 도움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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