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 다수 재학 중인 노스할리웃 소재 하버드-웨스트레익 스쿨에서 26년간 교장, 이사장 등 주요직책을 두루 거치며 학교 운영을 주도해온 토마스 허드넛(66) CEO는 이 학교를 미국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 키운 일등공신이다.
허드넛 이사장이 하버드-웨스트레익 스쿨을 명문학교로 만든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에게 ‘공부만 잘하는 학생’은 한마디로 재미없는 학생이다. 학업성적과 시험점수만 가지고는 학교를 졸업한 뒤 인생을 즐기고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창의적인 인물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허드넛 이사장은 아카데믹, 예술, 스포츠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최고의 교사진과 교육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 결과 하버드-웨스트레익은 매년 졸업생의 30%가 아이비 플러스에 진학하며 학교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공립 사립을 통틀어 미국에서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학교의 야구팀은 미국의 유명한 야구 전문잡지에 의해 올해 내셔널 랭킹 1위에 선정될 정도로 학교 스포츠팀 수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샌타모니카의 명문 사립학교 크로스로즈 스쿨 설립자이며 소외계층 출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기관 ‘뉴 비전스 파운데이션’(NVF)의 폴 커민스 CEO의 경우 예술과 커뮤니티 봉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커리큘럼을 커뮤니티에 확산시키는데 앞장서 왔다.
크로스로즈 스쿨 교장을 지낼 당시 그는 주변 공립학교들이 예술교육을 등한시하는 것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영어, 수학, 과학, 외국어 등 핵심과목 못지않게 예술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PS Arts’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 예술을 공립학교 시스템에 보급하는데 정성을 쏟았다.
커민스 CEO는 “예술은 학생들이 직접 해보고 느낄 수 있는 핸즈-온(hands-on) 교육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예술”이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가나 개인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창의력과 상상력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과거에는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제조업체들이 물건을 만들어 국내 또는 해외시장에 내다파는 방식으로 엄청난 이윤을 창출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예술과 문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콘텐츠 산업이 발달하면서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한인들의 자녀교육은 대학입시 위주로 진행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입시의 틀에 갇혀 학업에만 집중하면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하며 풍부한 감성과 따뜻한 인성도 심어줄 수가 없다.
창의력과 상상력 배양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예술이다. 그림을 그리고, 물건을 만들고, 악기를 연주하는 등 자유롭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예술 활동을 통해 어린이 및 청소년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자신이 행복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물이 되기 위해서도 예술은 필요하다. 예술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일부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예술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 프레임을 바꾸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 불리는 하버드 대학도 예술 특기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어릴 적부터 예술 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들의 대학 졸업률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예술 교육이 대학 입시를 위한 스펙 쌓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본인이 진정 원하고, 하면서 즐기는 그런 활동이 돼야 한다.
여름방학이다. 시간 있을 때 책을 읽는 것도 좋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좋지만 자녀가 예술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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