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 샌드위치 노점상, 50년간 학생들 사랑받아
▶ 대학 경영혁신 이유로 철거명령...학생들 보존 투쟁
싸고 양 많은 럿거스 대학 주차장의 ‘그리스 트럭’이 없어진다.
올해 중부 뉴저지를 대표하는 럿거스 대학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6월에 통과한 의대 통폐합으로 그간 전 세계 의료 연구의 본산지 뉴저지의 지정학적 위치를 1/10도 이용 못한다는 세간의 비판을 극복하기위한 큰 모험이다.
두 번째는 그간 방만하게 운영되어 오던 대학 재정을 허리띠를 졸라매듯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대학 경영 방침이다. 특히 그간 이 대학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끼리끼리 경영이 철퇴를 맞았다.
대학교 교직원의 아는 사람, 대학에 돈을 대는 사람 등 효율적인 경영과는 관계없는 사람들이 교내 공사, 청소, 식당 경영 등을 독차지 해왔다. 3년 전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가 당선된 직후부터 럿거스 대학 경영의 쇄신을 외쳐왔는데 올해야 드디어 결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긍정적인 개혁 뒤안길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가 있어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바로 럿거스 대학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한 다섯 개의 그리스 트럭들(Grease Truck)이다. 배고픈 학생들의 배를 가득 채워준다는 의미로 시작된 기름투성이 음식 노점상인데 무려 2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런데 3일부터 시작되는 럿거스 대학 2013년 신학기에는 이 노점상의 음식을 맛 볼 수 없게 되었다.
각 5개 노점상들이 자신들의 주력 상품이름을 Fat Darrell, Fat Cat, Fat Elvis, Fat Sam, Fat KoKo 이라 부르고 학생들의 배를 채우고 있는데 이름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메뉴는 비슷하다. 이 8달러짜리 샌드위치들을 시키면 30 센티가 넘는 거대한 샌드위치 빵에 고기와 양념을 (치즈 4쪽, 프렌치 프라이즈, 마요네즈, 볶은 양파, 양배추와 토마토) 가득 채우고 또 별도로 프렌치 프라이즈를 산더미만큼 곁들여 준다.
럿거스 대학 그리스 트럭의 역사는 무려 5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등장한 그리스 트럭은 반전 운동이 한참이던 1960년대 중반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현재 럿거스 캠퍼스 주차장 8번에 상설 트럭이 등장한 것은 20년 전 1990년대였다. 그리고 트럭들이 여기저기서 몰려들어 이제는 모두 5개의 노점상이 이 주차장에 상설된 것이다.
그런데 왜 이 노점상들이 갑자기 문제가 되었을까? 지난 2012년 럿거스 대학 본부에서 철거명령이 내려지면서 당황했던 학생들과 졸업생 심지어는 교수들까지도 철거명령의 본질이 밝혀지면서 격렬한 그리스 트럭 보존 투쟁에 나섰다.
첫째 철거 이유가 럿거스 대학 전체에 음료수 공급 독점권을 가지고 있던 펩시콜라 사가 그리스 트럭에서 코카콜라를 파는 것을 법정 고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이유는 이들 노점상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카페테리아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카페테리아 주인들의 불평 때문이었다. 경영 혁신을 외치면서 학교 식당을 외부인들에게 입찰해 세를 주었는데 이들 식당 주인들이 경쟁상대를 없애 달라고 주문한 것을 시행에 옮긴 것이다.
하지만 이 그리스 트럭을 50년 넘게 사랑해오던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변은 다르다. 맛도 없고 가격만 비싼 학교 식당보다 훨씬 효율적인 그리스 트럭 음식이 없어지면 그만큼 생활비가 오르고 주머니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트럭 음식을 최소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이용한다는 한인 학생 토드 최 군에 따르면 8달러짜리 샌드위치를 시키면 소다와 샌드위치 프렌치프라이가 따라 나와 하루 세끼가 해결되었는데 이제 학교 식당을 이용할 경우 식비가 최소한 두 배가 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경영혁신도 중요하지만 학생과 부모들의 주머니를 쥐어짜서 학교 재정에 보태려하는 럿거스 대학의 행태에 피해자는 결국 학생과 뉴저지 주민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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