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거치며 가치 창출의 방법, 즉, 먹고 사는 모습이 달랐다. 수렵, 채취를 중심으로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인류는 남의 곡식이나 가축을 약탈하는 생활의 지혜(?)를 터득한 사람들로 인해 빈번한 전쟁을 겪었다. 9세기에 들어서는, 왕을 위해 전쟁터에 나가 싸우기보다 자신이 지닌 기술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깨달은 장인과 기능공이 등장했고, 그들이 한 곳으로 운집하면서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도시의 형성과 함께 비단, 향료, 차 등 외국 물품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무역로가 개척되고, 외국과의 교역이 활발해짐에 따라 무역 상인이 등장했다. 장인과 기능공의 기술 발전에 따라 대량 생산의 방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현대에 들어서는 자동차, 트럭의 대량 생산으로 오일의 수요가 급증했으며, 공장에서 직판하기보다 조직망을 형성하고 판매함으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등장했다. 그리고,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재산”이라는 방정식을 성립했다.
사냥>전쟁>수공업>무역>산업혁명>오일>기업>정보를 바탕으로 생활 근거를 마련해온 사회는 최근 들어 또 다른 국면을 만났다.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 하려는 Entrepreneurship(이하 E-정신)이다.
최근에 역동하는 E-정신은 인터넷으로 인한 창업의 수월성으로 불이 붙었지만, 대학 등록금 상승, 현실성 없는 대학 교육, 대학 졸업자 취업 부진이라는 불안감이 불길에 부채질하는 역할을 했다. 적어도 지난 50년 동안 내려오던 낙관주의적이며 보편적인 생각, ‘대학 졸업장이 취업과 안정된 삶과 비례한다’라는 연결고리를 끊은 것이다.
E-정신은 졸업장과 학위로 감추어진 과잉포장을 해체하고, 학위를 핑계 삼아 인간을 서열화함으로 위로부터 내려오는 명령에 복종케 하는 인간경영 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그것은 수직적인 사고에서 수평적인 사고로의 전환이다. 또한, E-정신은 프로페셔널 스쿨, 석사, 학사, 고졸로 나뉘는 임금 체계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학위 이상주의에 종말을 고했다.
E-정신을 지닌 사람들은, 대학이란 곳이 살과 근육은 발라지고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것처럼 이름뿐이라는 현실을 직시한다. 그들은 인간 내부의 충동과 격정이 어우러짐으로 발생하는 원동력이 가치를 창출하고, 뼈대만 남아있는 교육현장에서는 불가능 한 것으로 해석한다. 한마디로 ‘대학은 죽었다’라고 선언한다.
E-정신은 이웃 학생, 사촌처럼 ‘나도 ABC 대학에 반드시 진학해야 한다’라는 동일성을 제거했다. 나아가, 숫자와 순위로만 판단하는 학교와 공부에 질린 학생에게 삶의 원초적인 본능과 의지를 살려서 끊임없이 자신을 창조해나갈 수 있도록 생동력을 불어넣고 그들의 숨통을 틔우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진취적이며 창조적인 E-정신 소유자, 그는 가치창출자, 가치 결정자다. 곧, 주인의식을 지닌 자다. 반면, 노예의식을 지닌 자는, 유에스뉴스의 랭킹을 신봉하여 빨리 빚을 갚으라고 재촉하는 사채업자처럼 부지런히 성적 올리라는 부모의 독촉에 억눌리고, 높은 순위에 오른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인생 망친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E-정신 소유자는 자신의 의지를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의지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노예의식을 지닌 자와 다를 바 없다. 가슴 속의 충동과 격정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가치 창출이 절대적인 방법 없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왔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시대의 주인이 될지 노예가 될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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