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재발급 해도 해외배송 안돼
최근 한국의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 은행 등 금융권에서 1억 여건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해 큰 혼란에 빠진 가운데 미국에 거주하는 유학생들과 주재원, 연수자 등 일시체류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검찰 측에 따르면 국민카드 5,300만건, 롯데카드 2,600만건, 농협 은행 2,500만건 등 1억400만건의 개인 정보가 빠져나갔다.
한국에서는 이들 카드의 정지나 해지, 재발급까지 받을 수 있지만 유학생들과 주재원, 장기 연수자 등의 경우 카드 회사들이 해외 주소지로 새 카드를 보낼 수 없게 돼 있다.
또 우체국 국제우편서비스에도 신용카드가 배송 금지 품목으로 돼 있어 이를 무시하고 보냈다가는 자칫 분실 위험이나 통관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안전하게 재발급 된 카드를 쓰거나 통장번호를 바꾸려면 한국으로 일시 귀국해야 하는 등 큰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족들과 함께 한국서 파견 나온 주재원 이 모씨(페어팩스 거주)는 “정보가 유출된 카드회사의 통장 번호를 바꾸고 새 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의 카드회사에 문의했지만 규정상 재발급된 카드를 미국으로 보내주지 못한다고 했다”며 “안전하게 카드를 받으려면 불편하더라도 한국으로 들어와 받아 가는게 좋다는 말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메릴랜드 대학에 재학중인 유학생 박 모 씨는 “지난 여름방학에 한국서 카드를 새로 만들어 잘 사용해 왔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당장 통장 번호를 바꾸는 것도 어려운 마당에 내 정보가 나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 악용되는 일이 일어날까 봐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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