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학생들, 워싱턴서 日정부 사과 요구 캠페인
경남 통영시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워싱턴과 뉴욕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아픔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일본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동원 중고등학교 23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방문 팀이 미국 땅을 밟은 건 지난 17일.
미 동부 지역 아이비 리그 소속 대학들을 두루 돌아보며 꿈을 키운다는 일차 목표도 있었지만 통영 출신 김복득 할머니(97세) 등 아직 한국에 생존해 있는 56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중요한 일정을 차지했다.
특히 학생들은 미국 방문을 위해 유엔을 수신처로 한 영문 엽서 1,000장을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등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고 있는 단체나 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엽서는 동원고 학생들과 다수 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것들이다.
학생 인솔을 맡고 있는 임도헌 교사는 “학생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삶의 목표를 바로 세우도록 가르쳐주는 것도 좋지만 보다 의미 있고 중요한 일에 참여하는 기회도 주고자 했다”며 “통영은 인구 대비로 볼 때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통영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는 6명. 이들은 인근 도시 거제 출신인 두 명의 할머니와 그룹홈에 거주하고 있으나 나이가 많아 최근에는 다수가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고등학교는 지난 해 평화인권문화제를 열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고, 김 할머니는 “나야 한달에 50만원이면 사는데 무슨 돈이 필요하겠느냐”며 2,000만원의 장학금을 학생들을 위해 내놓아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임 교사는 “통영은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위안부 피해자가 인구 대비로 볼 때 가장 많았다”며 “할머니들의 아픔에 아이들이 동참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통영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김복득 할머니의 증언은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이 책은 중국어판, 영어판으로도 만들어진다.
통영 학생들은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통영에서 실시하는 고국 방문 프로그램 ‘Bridge to Amercia’에 참가했던 워싱턴 지역 한인학생들과 만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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