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만에 재개된 표결서 5분만에 찬성 5- 반대 4
“전폭 지지 공화당 다수 하원 본회의 통과는 순탄할 듯”
뜻밖의 복병을 만나 폐기될 위기에 놓였던 동해병기법안이 30일 버지니아 주하원 교육소위원회를 마침내 통과했다.
전날인 29일 열린 첫 논의에서 4대4 찬반 동수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소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4시에 별다른 토론 없이 재표결을 실시, 팀 휴고 의원(공화) 등 15명이 공동 상정한 법안을 거수로 5분만에 5대4로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가 확정되자 회의를 지켜보던 한인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의장으로부터 조용히 퇴장해달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다음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은 법안은 다음 주 월요일(3일) 오전 8시경 22명의 의원들로 구성된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될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서도 통과되면 최종적으로 총 100명으로 이뤄진 본회의에서 다뤄진다.
본회의에서 최종 가결된 법안은 상원에서 이미 통과된 법안과 조율된 뒤 맥컬리프 주지사에게 넘어가고 주지사의 결정에 따라 버지니아주의 모든 공립교 초중고 교과서에는 일본해(Sea of Japan)가 명기된 곳에 반드시 동해(East Sea)’가 병기돼 있어야 한다.
특히 버지니아주 동해병기법안이 적용되면 버지니아주와 같은 교과서를 사용하는 주변 6개 주도 같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번 사안이 전국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워싱턴은 물론 리치몬드 인근 지역에서 200여명의 한인들이 몰려가 지켜본 표결은 첫날 공동상정자 가운데 하나인 링검펠터 의원(공화)이 아무런 의사표시 없이 회의장을 갑자기 떠나면서 마무리를 짓지 못해 더욱 첨예한 관심을 끌었다.
찬반도, 기권도 아닌 상태에서 링검펠터 의원이 자리를 뜨자 당황한 한인들은 그의 사무실까지 쫓아가 의사를 물었으며 그는 “다음엔 반드시 찬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혀 안심할 수 없었던 한인들은 초조한 얼굴로 다시 실시된 표결을 지켜봤으며 링검펠터 의원이 찬성을 표시해 5대4로 가결이 선언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첫 표결에서 반대의사를 나타냈던 브링크, 벨, 헤스터 의원(이상 민주)과 벨 의장(공화)은 이날도 법안에 부표를 던졌다.
피터 김 미주한인의목소리(VoKA) 대표는 “최대의 고비로 생각했던 산을 넘었다”며 “22명의 교육위원회와 본회의 표결은 전폭적인 지지로 돌아선 공화당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순탄하게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다행한 것은 링검펠터 의원이 어정쩡한 행동을 했던 것은 일본의 로비 때문이 아니고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사실”이라며 막판 방해가 거셌지만 결국 대세를 이기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린다 한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은 “손에 땀을 쥐는 상황에서 통과가 확정되자 실례를 무릅쓰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며 “복도를 가득 메운 200여명의 한인들의 모습은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한인들은 표결을 지켜보기 위해 대형 버스를 대절하는 등 워싱턴에서만 80여명이 참여했으며 리치몬드는 물론 뉴폿뉴스 등 남부지역에서도 대거 몰려 동해병기의 중요성에 대한 한인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행동으로 표시했다.
안호영 주미대사도 표결이 열리기 전 테리 맥컬리프 주지사, 하원의장 등 버지니아의 대표적인 정치인들을 만나 동해병기 지지를 요청하는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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