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인은행 SBA 대출 10억달러 시대의 명과 암
▶ 연방 정부가 75% 보증 리스크 적다 판단, 브로커·직원 커미션 빼면 실제순익 ‘별로’, 소비자·기업 대출 등 수익원 다원화 필요
바야흐로 ‘SBA 전성시대’다. 한인은행들마다 SBA 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2013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에 남가주 12개 한인은행들의 총 SBA 대출규모가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 10억6,107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2회계연도에 비해 13.5%나 증가한 것이다. <도표 1 참조>
특히 미 전국적으로 SBA 대출기관이 1,300여개가 넘는 가운데 6개 한인은행들이 탑 30위권에 포진돼 있을 만큼 한인은행들의 SBA 실적은 주류 은행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수년간 SBA 대출이 한인은행들에는 이자수익과 함께 대출 포트폴리오 판매를 통한 수익 등 ‘황금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인은행들이 대출 볼륨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등 대출 거품이 일고 있고 SBA 대출에만 너무 의존하고 있는 점 등은 우려할 부분이다.
■수익창출을 위한 볼륨경쟁의 악순환
한인은행들의 SBA 대출 경쟁은 무엇보다도 연방 정부가 대출의 75% 보증을 해주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고 SBA 대출의 경우 정부 보증 부분을 사고파는 2차 매매마켓이 활성화돼 있어 수입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경쟁구도에서는 은행들이 볼륨으로 승부를 걸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여서 수익창출을 위한 대출 경쟁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대출되는 주력상품인 SBA 7a 론의 경우 고객이 부담하는 이자율은 현 우대금리 3.25%에 은행 이자율(마진)이 합쳐져 구성된다. 그러나 SBA는 은행의 수익이 되는 마진에 대해 7년 미만 대출의 경우 최고 2.25%, 7년 이상 대출의 경우 최고 2.75%로 캡을 두고 있다.
한인은행들의 경우 7a론의 이자 마진은 일반 사업체가 1.75~2.5%, 대출 규모가 큰 부동산의 경우는 더 낮아 1~1.5%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은행들이 통상 SBA 브로커에게 커미션으로 적게는 0.5%에서 많게는 1.5%까지 나가야 하고 추가로 은행 직원에 대한 커미션까지 지급하면 은행들이 실질적으로 버는 수익은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볼륨을 늘려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제조사가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한인은행 행장은 “브로커와 직원 커미션을 주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어 수천만, 수억달러 대출 볼륨을 확보해야 하는 경쟁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출이 나가는 기업의 수익성과 재정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하기보다는 ‘경쟁 은행에 앞서 대출부터 주고 보자’는 주의여서 앞으로 거품이 빠지면서 부실 증가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높은 커미션으로 직원, 부서 간 이질감 조성
실제로 한인은행들이 SBA 대출을 늘리면서 SBA 대출 직원들도 커미션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SBA 대출 직원들이 본봉보다 SBA 대출 커미션으로 받는 금액이 더 많은 경우도 빈번하고 일부 직원은 행장보다 더 많이 돈을 버는 기형적인 현상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만, 20만, 30만달러의 커미션을 받는 직원들이 생기면서 타부서 직원 간의 이질감이 조성되면서 직원의 융화 차원에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직원에 대한 커미션은 은행마다 다르다. 일부 은행은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 직원이 알선한 SBA 대출의 일부(0.25~0.5%)를 커미션으로 주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SBA 대출을 팔고 받는 수익의 일정부분(5~10%)을 커미션으로 주는 경우가 더 많다. 일부 은행은 대출 당 받을 수 있는 최고 커미션 액수를 건 당 5,000달러로 설정하는 등 캡을 두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SBA 호황기에서는 여전히 커미션이 상당한 액수에 달한다.
■단기 수익 위해 SBA 대출판매 지적도
은행 입장에서 SBA 대출의 또 다른 수입원은 SBA가 보증하는 75% 보증 부분을 사고파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만달러 대출 중 정부 보증 부분 75만달러를 8~12%의 수익률(프리미엄 인컴)을 받고 되파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개 한인은행들의 SBA 대출 판매수익 규모는 5,645만달러에 달해 전체 순익 2억7,058만달러의 20.9%에 달하고 있다. <도표 2 참조>
특히 이같은 SBA 대출 판매수익은 태평양, 오픈, 유니, 유니티 등 중소 은행일수록 더욱 편중돼 있어 오픈 은행의 경우 SBA 대출 판매규모가 순익 규모의 96.2%에 달한다.
이어 cbb 86.5%, 유니 62.9%, 유니티 50.4%, 태평양 35.6% 순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7년, 10년 25년 상환기간에 받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순익을 내기 위해 SBA 대출을 무더기로 팔면서 미래 수익을 깎아 먹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BA 집중위험, 대출 다변화 필요
한인은행 관계자들도 한인은행들이 너무 SBA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시인한다. 그러나 모기지, 크레딧카드, 다양한 소비자 및 기업 대출 등을 통해 골고루 수익을 올리는 대형 중국계나 주류은행에 비해 수익원이 다양하지 않은 한인은행들은 SBA 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은 한인은행들이 SBA 대출 호황 후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 주류, 중국 은행들이 한인은행들의 SBA 대출실적에 자극받아 경쟁적으로 SBA 대출 부서를 늘리고 있고 심지어 한인 SBA 직원들을 스카웃해 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 SBA 대출의 마진 악화로 인한 수익성 감소는 필연적이란 분석이다.
결국 한인은행들이 SBA 거품에 대비한 새로운 대출환경과 함께 다양한 수익창출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SBA 융자란
SBA는 직접 대출은 하지 않지만 대출에 대해 75%까지 보증을 해주고 있어 실제 대출은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진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SBA 대출은 7(a)론으로 사업체 인수나 확장, 부동산 매입 등을 위해 대출된다. 대출 금액은 5만달러에서 최고 500만달러까지 가능하고 상환기간은 7~10년이다. 504론의 경우 공장이나 부지 등 부동산 매입, 장비 구입, 재융자 등 사업체의 장기 대출이다. 최고 대출 금액은 1,500만달러, 상환기관은 최고 25년까지며 최소 10% 다운페이먼트로 대출이 가능하다. 이밖에 비영리 단체들이 주로 취급하는 최고 5만달러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는 소액융자(Microloan)도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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