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A 다운타운 Alley길 업주들의 ‘생존투쟁’
▶ 건물주들은 무반응 일관, 최저임금 오른다니 더 막막
LA 다운타운 내 알리 상권 소매업소들이 렌트 인상에 반발해 지난 3일 가게문을 닫고 시위를 벌이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바시장 내 알리 상권의 모습.
LA 다운타운 올림픽과 산티 길 인근에 위치한‘알리(Alley) 길’ 상가지역 테넌트들이 렌트 인상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한인 의류업체가 20%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한 때 한인 의류업주들이 초기에 장사를 시작한‘시발점’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재정적인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주들의 렌트비 인상이 이어지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 현장을 살펴봤다.
▲내리지 않는 렌트
한인을 비롯한 알리 길 내 소매업주들은 3일 치솟는 렌트에 항의하기 위해 하루 매상을 완전 포기한 채 렌트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인들은 현재 이곳의 렌트가 호황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한인들에 따르면 알리 길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는 하루 매상이 1만달러는 우습게 넘기도 했다. 하지만 도매업자들이 이 지역에서 빠지고 난 뒤, 그 자리를 소매업자들이 채웠는데 경기악화로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주들은 꾸준히 렌트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렌트가 1년에 평균 5%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지난 3~4년간 단 한 차례도 렌트가 낮아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지역 건물 렌트는 1,000스퀘어피트에 8,000~1만5,000달러 수준이다. 그나마 3년 전 경기불황으로 인해 건물주들이 일률적으로 1,500~2,000달러 인하했으나 이마저도 지속적인 인상으로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건물주들은 무반응
대부분 유대인이 차지하고 있는 건물주들은 업주들의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렌트 지급이 하루라도 늦을 경우 6%가량의 수수료를 강제로 부과하기도 하며, 재계약을 해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만난 한인 S씨는 “절박한 마음에 시위를 했으나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본보는 이날 한 건물주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대답할 말이 없다”고만 응답했다.
▲한인들 반응
과중한 렌트 부담에 한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알리 길 인근에 위치한 한 업주는 “장사가 안 될 경우 하루에 200~300달러도 손에 쥐기 힘든 게 요즘 현실”이라며 “이렇게 벌어서 8,000~1만 달러의 렌트를 메우다보면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한숨 쉬었다.
또다른 업주는 “오죽했으면 모든 업자들이 문을 닫고 시위에 나섰겠느냐”라며 “그만큼 현재 상황이 절박하다는 반증”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장사를 접고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업주들도 많지만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투자했던 금액과 딱히 이곳을 떠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250만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해 LA 자바시장에 자리를 튼 K씨는 “한 달 매출로 렌트를 충당하기도 버겁다보니 스트레스를 받아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등 하루하루가 괴롭다”라며 “그래도 그간 투자했던 금액을 찾지 못했고 10여년 동안 이쪽 일을 하다 보니 쉽사리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인건비 상승 이중고
렌트 이외에도 알리 길 업주들을 괴롭히는 요인은 더 있다. 바로 인건비와 인근시장에서 행해지는 불법 소매업.
이곳 업주들의 경우 현재 일주일에 인건비로만 약 1,000달러를 지출하고 있는데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부담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한 업주는 “상황이 안 좋은 비수기의 경우 하루 매상이 500달러도 채 안 되기 때문에 한 달 내내 일해도 1만5,000달러이며 이 금액으로 렌트 1만달러와 임금 4,000달러를 지불하고 나면 1,000달러만 손에 쥐게 되는 것이 현재 실정”이라며 “여기에 최저임금이 상승되면 이마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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