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봄이 시작된다는 3월이다. 바쁨이 자랑이 돼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여간한 노력이 아니면 쉽지 않다. 오늘은 두 달 전 세운 새해 계획도 점검해보고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도 잠시 귀를 기울여 보길 바란다. 내면 성찰은 동서양의 많은 철학자들이 강조해 온 일인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매일의 꿈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미 2주 전에 꿈이 어떻게 내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지 설명했다. 꿈에 관한 칼럼을 쓰고 제법 많은 독자들이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여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은 꿈에 관한 여러 가지 해석방법 중 메릴랜드 대학 상담심리학 힐(Hill) 교수의 ‘인지-경험적 방법의 꿈 해석’을 소개하려 한다. 이 방법은 다른 꿈 해석방법에 비해 간단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배우고 기억하기 쉬우므로 실제 심리치료에 적용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꾸었던 꿈 중 하나를 택하여 함께 작업을 해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지-경험적 모델’은 탐색(Exploration), 통찰(Insight), 실행(Action)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탐색단계는 가장 중요한 단계로 꿈에서 감정들을 재경험 함으로써 그 감정들이 현재의 삶과 기억들에 어떻게 연결되고 영향을 끼치는 지 볼 수 있게 한다.
첫번째 작업은 꿈을 1인칭 현재시제로 써보는 것이다. “지난 밤에 어두운 숲 속을 달렸다"라고 쓰는 대신 “어두운 숲속을 달리고 있다. 나뭇가지들이 옷을 찢는다”인 현재형으로 서술한다. 다음은 그 꿈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들에 대해 10개까지 밑줄을 긋는다. (예: 어두운 숲 속을 달리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단어들을 떠올릴 때 제일 먼저 연상되는 단어, 생각, 떠오르는 장면, 기억들과 감정을 자세히 적는 것이 중요하다.
연상작업은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과 내면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다. 왜냐 하면 각자의 기억 체계에 따라 같은 요소도 다르게 연상되기 때문이다. 예로 ‘호랑이’란 단어를 들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섭다’ ‘호돌이’ ‘동물원’ 혹은 ‘곶감’ 등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이 단어가 무슨 의미인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 통찰 단계는 현재의 삶과 연결지어 ‘꿈이 나에게 주고픈 메시지가 무엇일까’ 돌아보는 것이다. 현실의 소원이나 힘든 일을 경험하며 그 때 일어나는 감정들을 대신 느껴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죽음을 꿈에서 경험하며 두려움을 미리 느껴 보거나, 평소에 원하던 사표를 써보기도 한다. 때로는 차마 표현하기 힘들고 용납할 수 없는 부정적이고 억눌렸던 감정들이 표출되기도 하고, 짝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거나, 싫은 사람의 따귀를 때리는 등 현실에서 소망하는 일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꿈의 많은 요소들은 현재의 행동이 과거의 기억과 연결되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권위적인 직장상사와의 관계가 힘들 때 어린 시절 권위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꿈에 나타나기도 한다. 정답은 없다. 위의 다양한 방법들을 적용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대해 깊이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실행단계에서는 ‘꿈을 바꿀 수 있다면 꿈에서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고 싶은가’를 묻는 것이다. 또한 실제 삶에서 좋은 행동과 습관을 강화시키고 미루는 습관 등의 나쁜 습관을 줄이도록 노력할 수 있다. 현실을 바꿀 수 없을 때는 꿈을 바꾸도록 권하는데 특히, 악몽을 계속 꾸는 경우 꿈에서 귀신이나 괴물로부터 도망가지 말고 때려주거나, 말을 걸거나, 친구가 되는 꿈을 꾸라고 권한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신(神)이 매일 밤 우리에게 연애편지를 보내는데 우리는 봉투도 뜯지 않고 버린다.” 꿈에 관한 얘기다. 매일 배달되는 연애편지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고 마음의 공간을 넓힘으로 삶을 풍성히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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