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는 헤밍웨이가 1940년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로버트 조던’은 철교를 폭파하라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랑하는 여인 ‘마리아’와 동료를 지키다가 총상을 입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소설의 제목은 영국의 시인이자 성직자인 ‘존 던’(John Donne 1572~1631)이 지은 시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이 시에서 말하는 종은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애도하는 조종을 의미한다.
북한의 공격으로 2010년 3월 26일 46명의 천안함 용사들을 떠나보내며 추모의 조종을 울린지 이제 4년이 되어간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비록 4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망각의 강 속으로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사건이다.
천안함이 피격됨으로써 우리는 북한 정권의 본질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9년 10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 북한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비밀회동을 했으나 무산되었고 그 다음해인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천안함 피격은 북한정권이 겉으로 평화공세를 펼치면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도발하는 정권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북한 정권은 최근 이산가족 상봉 등 겉으로는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였지만 곧이어 유엔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듯이 도발의 DNA가 뼛속 깊이 새겨져 있는 정권이다. 특히 김정은의 경우는 자신의 고모부도 잔인하게 처형하는 극악무도한 독재자라는 점에서 도발의 불가측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만일 천안함을 잊는다면 이는 곧 북한의 본질을 망각하는 것이며, 북한의 거짓된 유화적 공세에 말려들어 우리의 가드를 내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천안함 사건을 잊지 말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천안함 피격이후 각국이 참여한 합동조사단의 2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 침몰 원인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임이 명백히 밝혀졌다. 그러나 공식조사 결과 발표 후에도 진상규명을 주장하며 국론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종북세력이 대한민국 사회에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천안함 도발에 따른 5.24 제재조치의 해제를 주장하며 천안함을 과거의 일로 돌리고자 한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숭고히 희생된 영령들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우리 정부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남북대결의 원인이라는 생떼를 쓰면서 북한이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천안함이 잊혀진다는 것은 이들의 친북적 주장이 우리사회에 더욱 만연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된다. 종북세력이 우리의 안보태세를 허물어뜨리기 위한 거짓 주장을 지속하는 한 천안함은 지나간 과거가 아닌 살아있는 현실로써 여전히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함으로써 46명 용사가 희생되었지만 이는 단순히 이들 용사들만이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니다. 천안함이 공격받는 순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전체가 공격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46명 용사의 장렬한 산화는 단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46명 용사가 잊혀지는 순간 즉 그들의 죽음이 남의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천안함 용사들은 말할 것이다. 우리들을 위해 울린 조종의 소리는 바로 우리만의 희생이 아니라 바로 대한민국 공동체의 일원인 당신을 위해 울린 조종이라고.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난 우리가 싸워서 지켜온 모든 것을 사랑하듯 당신을 사랑해. 우리가 방어한 마드리드를 사랑하듯, 죽어간 내 동지들을 사랑하듯 당신을 사랑해”
천안함 용사들은 지금도 우리의 귓가에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싸워서 지켜온 대한민국을 사랑하듯 국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우리가 방어한 조국과 죽어간 내 동료를 사랑하듯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이제는 우리들의 차례이다. “천안함 용사 여러분들이 목숨 바쳐 지켜온 대한민국을 사랑하듯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하며 잊지 않겠다고”
조국을 지키고 우리 국민들을 지키는 현장에서 순결한 목숨을 내놓은 천안함 용사들을 잊을 때 그 조종은 우리를 위해 울린다는 사실을 천안함 4주년을 맞아 소중한 교훈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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