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최대의 한인 밀집지역으로 ‘제2의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부에나 팍과 풀러튼을 중심으로 하는 OC 북부지역 한인커뮤니티가 요즈음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지난 2010년 한인 최초로 부에나 팍 시의원에 당선되었던 밀러 오 전 시장이 자녀 양육비를 주지 않을 목적으로 가주 차량 등록국(DMV)에 이름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중범 유죄 평결을 받고 시장 직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공직에 오르기 전 저지른 사적인 범법 행위로 오 전 시장은 남은 임기 6개월 가량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면서 그동안 커뮤니티 차원에서 줄기차게 노력해왔던 이 지역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오렌지카운티에서 가장 큰 도시 중의 하나인 부에나 팍 시를 대표해온 시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인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 다녀 이번 불명예 퇴진은 한인 커뮤니티에 어떤 형태로든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한인 1.5세인 오 전 시장은 한인 단체들이 부에나 팍 시에서 행사나 모임을 추진하기를 원할 경우 시와 ‘연결 고리’ 역할을 해온 만큼 그의 공백으로 크고 작은 커뮤니티 일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마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밀러 오 전 시장과 장소 선정 및 축제 집행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나누어왔던 OC 한인축제재단 관계자들은 앞으로 축제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 한국의 도시들과 자매 결연 및 ‘우정의 도시’ 협약을 추진해온 ‘부에나 팍시 자매도시위원회’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오 전 시장의 자격 상실과 함께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의 심한 반발에도 무릅쓰고 발족을 감행했던 북부 OC 한인회가 채 1년을 견디지 못하고 와해되어 이 지역 한인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설립 당시에 회장, 이사장을 맡았던 인사들을 비롯해 임원 상당수가 이미 이 모임을 떠나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게다가 북부 한인회는 몇 달 전 부에나 팍 시청 앞에 있는 ‘구 우먼스 클럽’ 건물을 한인회관으로 사용하기위해서 시로부터 어렵게 승인을 받은 후 돌연 취소시켜 한인 사회의 ‘크레딧’에 적잖은 손상을 입혔다. 북부 한인사회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 단체는 오히려 미 주류사회에 한인사회의 위상을 떨어트렸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외에 한인커뮤니티와 부에나 팍 경찰국과의 유대 관계를 긴밀하게 가지면서 범죄 예방 및 퇴치를 목적으로 창립되었던 ‘부에나팍 경찰국장 한인자문위원회’도 최근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한인 자문위원회 내부 규정을 놓고 경찰국과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회는 다른 단체와는 달리 한인업소들의 방범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활동 중단에 대해서 아쉬움을 남겨두고 있다.
작년 말부터 추진되어왔던 ‘김치 축제’는 당초 개최 예정지였던 칼스테이트 풀러튼과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잠정적으로 연기해 놓고 있다. 이 축제는 일반 한인축제와는 달리 ‘김치’라는 컨셉으로 추진되었지만 처음 시도하는 만큼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일련의 일들로 인해서 의기소침해 있는 북부 한인 커뮤니티는 현 상황에서 주저하지 말고 또 다시 활기찬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 같다. 밀러 오 전 시장 다음으로 또 다른 한인 시의원을 부에나 팍이나 풀러튼 시에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OC 한인사회의 반대 속에서 탄생한 북부 한인회는 가장 전통있는 한인 단체로 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고 있는 OC 한인회와 조율을 통해서 새로운 형태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부에나 팍 경찰국장 한인 자문위원회’는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형태의 단체이기 때문에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김치 문화를 소개하는 김치축제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천천히 준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좋지 않은 일들은 OC 북부한인사회가 더 도약하기위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인커뮤니티 발전을 위해서 한인들은 낙담하지 말고 보다 더 활기차고 단합된 힘을 보여주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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