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통화완화 (QE) 정책이 서서히 막을 내리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지각변동은 달러의 급등세다. 2012년 여름부터 금년 5월까지 15%가량 가치를 잃었던 달러가 최근 4개월 만에 7% 뛰어 올랐다.
달러가 이처럼 급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되는데 그 첫째는 유로동맹국들의 경제침체다.
최근에 이태리가 리세션으로 진입했고 프랑스와 독일의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율을 보였다. 반면에 미국경제는 선진국들 중에 가장 건실한 경제성장을 끌어내고 있다.
유로존 중앙은행은 유로화의 강세가 유럽경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유로화를 약세로 유도하고 있다. 그런 정책의 일환으로 그들은 금리를 추가로 내리고 통화량을 증가시킬 것을 발표했다. 따라서 지난 5월 한때 달러대비 1.4까지 올랐던 유로화의 가치가 현재 1.29까지 하락하게 되었다.
달러의 강세는 유로화의 약세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영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경제회생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국가들의 화폐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달러강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둘째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출구정책에 앞서 유동성 감소에 대한 기대가 달러강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5년간 글로벌 자산시세를 끌어 올렸던 미국의 통화완화가 막을 내리게 되면 달러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외환시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달러의 강세는 달러를 바탕으로 결제되는 원자재 시세를 압박한다. 최근 오일가격이 떨어지고 구리, 철광석, 금과 같은 원자재 시세가 동반 하락함으로써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줄고 있다. 철광석 (Iron Ore) 시세는 금년에 40% 가까이 폭락했고 구리와 금시세도 금년 최저점으로 향하고 있다.
FRB의 출구정책이 초래하고 있는 지각변동은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년 초 3% 선에서 거래되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최근에 2.3%까지 떨어졌으나 불과 1주일 만에 급반전하면서 2.5%를 훌쩍 넘어섰다. 그것은 FRB의 채권매입 정책이 막을 내리고 있음이 피부로 느껴지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10년 만기 국채가 FRB의 개입이 없는 정상적인 환경에서 거래 된다면 수익률이 3.5% 정도 되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에 향후 일년 안에 3.5%로 수익률이 오른다면 경제에 끼칠 여파가 작지 않을 것이다. 장기금리가 1% 오른다면 미국이 지불해야 할 부채이자는 2,000억달러가 추가되고 주택금리도 1% 상승하여 부동산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사상최고 수준으로 올라서 있는 주식시세도 불안해 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FRB가 장기금리를 그렇게 높은 수준으로 오르도록 놔둘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월스트릿은 FRB가 금년 내로 양적통화완화를 종식하고 내년 2사분기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와 같은 경제적 로드맵 (Road Map)은 결국 달러의 추가 강세와 자산시세 상승의 종식을 예고하는 것인데 자산시세 상승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유동성을 제공해 주었던 FRB의 역할을 누군가는 대신 해줘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전개된다.
상업은행들은 그동안 2조 달러의 현금을 비축하고 FRB의 바톤을 받을 준비를 해 왔다. 그것은 은행들이 그동안 꺼려왔던 신용대출을 본격적으로 제공해줘야 한다는 뜻인데 은행들이 대출을 시작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경제의 활성화와 고금리 환경이다. 과연 내년 중반부터 미국의 경제가 은행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해 줄 것인지 그리고 장기 금리가 올라가 있을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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