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대 농부 증가추세… 대부분 유기농 경작
▶ 농산물가격 상승이 주원인... 정부 지원프로그램도 주효
융자를 받아 낙농업에 뛰어든 올 27세의 앤디 버치.
2년 전 케이트 맥닐리스는 뉴욕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6자리 연봉을 받았다. 그녀는 빅토리아 시크릿과 앤 테일러, 그리고 콜스 같은 업체들을 위해 첨단 스타일을 디자인했다. 올 36세인 맥닐리스는 더 이상 디자인 일에 종사하지 않는다. 그녀는 뉴욕 주의 한층 덜 부산한 헛슨 밸리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초보농군으로 땀을 흘리고 있다. 새로운 자기 비즈니스를 시작한 그녀는 내년 쯤 수천달러의 이익을 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맥닐리스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미국의 20대와 30대 농부들 가운데 하나이다. 미 농업계는 지난 30년간 계속 젊은 농부들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오다 최근 반전 기미를 보이고 있다. 맥닐리스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작은 규모로 농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오개닉 농장을 운영하거나 고기나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업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생산한 제품을 파머스 마켓에서 팔기도 하고 선주문 고객들을 위해 배달해 주기도 한다.
농장에서 자랐지만 자기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꿈을 접은 젊은이들이 농업으로 돌아오고 있기도 하다. 이런 추세에는 최근 크게 치솟고 있는 작물 가격이 한몫 하고 있다. 오랜 기간 농작물 가격은 떨어지는 반면 농지 가격은 오르고 장비 가격이 상승하면서 많은 군소 농장들이 사라졌다.
농부들에게 대출을 해 주는 농업 크레딧 유니언의 부사장 게리 매티슨은 “농업으로 돌아오는 사람들로 파이프라인이 꽉 찼다”는 말로 최근 추세를 설명했다. 주업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35세 이하 미국 젊은이들은 2007년에서 2012년 사이 5만5,5000명으로 10% 가량 늘어났다. 이들이 전체 농장운영자들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5%로 지난 수년 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2년의 7만명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당기간 지속된 젊은 봉부들의 감소는 정부 관계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주요 농장운영자들의 평균 연령은 58세에 달하며 65세 이상도 무려 40%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농무부의 농부 및 낙농업자 육성프로그램 담당자인 질 어번은 “농부들의 고령화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어번은 누가 이들을 대체하게 될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연방정부는 부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연방의회를 통과한 농장법은 초보 농부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에 향후 4년에 걸쳐 1억달러를 배정하고 있다. 이는 2009년부터 2012년 사이의 7,500만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맥닐리스는 버몬트 대학에서 6개월의 농업코스를 공부한 뒤 대학을 통해 10월 뉴욕 주 밤빌에 있는 작은 농장에서 훈련 과정을 마쳤다. 디자이너로 9년 간 일하는 동안 그녀는 창의적인 일은 즐겼지만 쳇바퀴 도는 것과 같은 직장생활은 그렇지 못했다. 맥닐리스는 “나는 마치 소비사회의 커다란 바퀴의 톱니에 불과하다고 느꼈다”며 “당시 나는 좁은 공간에서 답답함과 공포를 견뎌야 했지만 지금 나는 야외에서 흙을 묻히며 살아가고 있다”고 현재의 생활을 표현했다.
맥닐리스는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식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우선 뉴욕 업스테이트에서 작은 땅에 오개닉 채소와 꽃, 그리고 허브를 재배할 계획이다. 그리고 주말 농장방문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처음 수입은 수천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연 5만달러는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맥닐리스는 “이것이 내가 원하던 생활”이라고 말했다.
농장에서 자란 후 떠났다가 다시 농장으로 돌아오는 젊은이들도 있다. 올 27세인 앤디 버치는 버몬트 더비의 낙농농장에서 자랐다. 한때 자신의 농장을 꿈꿨지만 2000년대 들어 우유 도매가격이 떨어지면서 그는 꿈을 잠시 미뤄야 했다. 대신 버치는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다른 낙농논장에서 일했다. 그러다 최근 우유가격이 기록적으로 치솟자 그와 부인 사라는 일을 저지르기로 했다.
그는 부모가 지난 2005년 문을 닫은 낙농농장을 리스했다. 창고와 착유 시스템, 그리고 20마리의 젖소를 인수했다. 그리고 팜 서비스 에이전시로부터 융자를 받아 35마리의 젖소를 추가로 구입하고 창고와 착유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모두 8만5,000달러를 썼다.
지역 협동조합에 우유를 팔고 있는 버치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꾼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5개월 동안 딱 하루만 쉬고 하루 15시간씩 일했다. 우유가격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간 6만달러는 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가격 폭락의 우려는 항상 있다. 버치는 “가격이 떨어져도 재정적으로 버틸 수 있게 되는 게 내 희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농부들은 두 가지 전략을 혼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농장을 운영하면서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몇 년 전만해도 채드 칼튼(38)은 자신 소유의 비즈니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조지아 농장에서 자란 칼튼은 “경쟁력이 있으려면 농장이 커야 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가금류 가공업자들을 위한 홍보와 고등학교 농업교사 등으로 일하면서 지역에서 나온 달걀과 자연적으로 사육된 닭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좋은 제품에 높은 가격을 받으면 생산량이 많지 않아도 비즈니스가 가능하겠다는 판단을 했다.
2008년 그는 연방정부 융자를 받아 20만달러에 조지아 아라곤의 집이 딸린 30에이커 부지를 구입했다. 그리고는 은행 크레딧라인으로 1만달러를 빌려 닭 2,000마리를 구입했다. 돈이 부족했던 그는 650달러에 낡은 비닐하우스를 구입해 이를 닭의 축사로 개조했다. 달걀 세척기를 살 수 없었던 그와 부인은 수개월 동안 매일 1,600개에 달하는 달걀을 4시간씩 들여 닦았다.
판매는 급속히 늘었다. 풀밭에서 방목해 기른 닭의 달걀이라는 것을 앞세워 꾸러미 당 5달러씩 받았다. 원가는 3달러이다. 그는 이것을 처음에는 애틀랜타 파머스 마켓에서 팔다가 지금은 매주 온라인 주문을 받은 후 주문 받은 달걀을 여러 곳의 지정 장소에 배달한다. 사업이 잘 되면서 이제는 초원에서 방목한 소고기와 돼지고기, 칠면조 고기 등으로까지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일손도 4명이 고용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50만에서 60만달러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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