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에 잘 맞는 우리 음악 연구 47년...국악 세계화 앞장
▶ 16일 오전 11시 AM1540 ‘김설아의 국악갤러리’출연
머나먼 미국 땅에서 ‘한국음악’을 47년째 연구해온 학자가 있다. 게다가 그의 말 한 마디면 한국음악학계에서 미국 음악학계까지 ‘꿈틀’한다. 바로 하와이대학교 민족음악학과의 이병원 교수(72)다. 서울대학교에서 국악이론을 전공하고 1967년 미국 워싱턴대학교로 건너가 민족음악학 석, 박사 과정을 졸업한 그가 하와이대학교 교수로 둥지를 튼 건 1974년. 한국인에게 미국 유학의 정보도 민족음악학에 대한 접근도 많지 않았던 때, 말하자면 그가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최초로 해외에서 민족음악학을 연구하는 길을 닦아놓은 셈이다.
이병원 교수의 이런 화려한 이력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또 민족음악학은 어떤 학문일까... 이런 부분에 호기심이 생겼다면 16일 오전 11시 AM 1540 라디오 방송을 틀면 된다. 하와이 내에서 명성이 자자하지만 정작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기는 힘들었던 이병원 교수가 AM 1540 라디오서울 ‘김설아의 국악갤러리’에 출연한다.
사전녹음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은 그에게 제일 먼저 물어본 것은 역시 ‘민족음악학이 어떤 학문이냐’는 것이었다. “민족음악학은 한 민족의 음악이 그 사회와 문화권 내에서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 교수는 어떻게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됐을까? 그 계기는 정말 단순했다. “어렸을 적부터 전통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미국대학 카탈로그를 뒤적이다가 미국 UCLA에 민족음악연구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막연하게 그 때부터 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 교수는 민족음악학 연구뿐 아니라 하와이에 한국음악을 전파하는 데에도 높은 기여를 한 장본인이다. 1974년 교수로 부임해온 과정을 이야기하던 중 그는 “처음 부임했을 때, 하와이대학교로부터 한국음악축제를 기획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에도 한국 무용으로 유명했던 한라함 무용단과 성금련, 지영희 등의 국악인을 섭외해 축제를 기획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온 그가 현재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는 분야는 ‘아리랑의 정치학’분야이다. “한국과 북한에서 아리랑을 사회적, 이념적으로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또한 남북한 음악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보고 통일이 되면 서로가 서로의 음악을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연구하고 있다”고 말해 한국 음악학과 민족음악학 전체를 아우르는 그의 학문적 역량을 엿볼 수 있었다.
이어 진행자 김설아 씨가 “한국음악을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은 시대에 학자로서 국악이 왜 소중한지 설명해 줄 수 있느냐”고 정중하게 묻자 이 교수는 “음악은 음식과도 같다. 우리가 미국에서 햄버거와 스테이크를 많이 먹다가도, 결국 한국인은 된장찌개를 찾는 법”이라고 답했다. 진행자 김설아 씨는 “결국 우리 몸에 가장 잘 맞는 음악은 우리 음악”이라고 이 답변을 정리했고 스튜디오 내에는 여운이 감돌았다.
이외에도 이 교수는 초대석에서 60년대 미국 유학 시절의 이야기와 하와이에 있으면서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털어놓고 아리랑의 역사와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AM 1540 라디오서울 ‘김설아의 국악갤러리’는 서울대학교에서 아쟁을 전공하고 현재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작곡과에 재학중인 진행자 김설아 씨와 함께 우리음악과 국악명인을 만나볼 수 있는 방송이다.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방송하며, 같은 날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재방송을 들을 수 있다.
<윤다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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