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경조사에 빠질 수 없는 음식 중의 하나가 ‘떡’이다.
잔치 집 주인의 후덕한 인심을 전하고 먼 길 떠나는 망자의 마지막 밥상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떡이다. 다민족 사회 하와이에서 한국의 전통 ‘떡’ 맛을 이어가고 있는 <고향떡집>의 김순희 대표가 을미년 양띠 해를 맞아 환갑을 맞았다.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던 김 대표는 “내가 또 언제 신문과 인터뷰를 하겠어요.. 시어머니와 함께한 ‘고향떡집’이 있어 오늘날의 제가 있고 우리 가족이 있고 그리고 우리 아들 딸 들이 저희들끼리 잘 자라 자신들의 갈 길을 찾아 가고 있으니 고맙기만 하지요.., 이 자리를 빌어 고향떡집을 찾아 주시는 동포 여러분들이 있어 김순희가 그래도 오늘 이렇게 이웃과 함께 웃고 있으니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김씨는 지난 수년간 한인양로원을 비롯해 노인대학이나 어르신들이 모이는 행사에는 언제나 떡을 기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내 형편이 좀 나아지면 노인네들 잘 모셔야지 하며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제대로 효도도 못했어요.. 이제 좀 먹고 살게 되니 그 분들은 모두 떠나고… 그래서 내 부모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을 뒤늦게나마 이웃 어르신들에게 전하고 있어요” 김 대표에게 시 어머니는 삶의 지혜와 길을 열어 준 스승이다.
1974년 이민 와 남편(김영해 전 한인회장)은 무역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 웨어하우스 자리에서 1991년부터 시어머니의 가르침 속에 남편과 더불어 떡집 운영을 시작한 김대표는 그 후부터 지금까지 ‘별을 보고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고 있다’고 전 한다.
“경상북도 고령군 면장 댁에 시집가 한 달에 두 서너번씩 떡을 해야 하는 큰 집 살림을 해낸 시어머니가 배운 떡 만들기 솜씨를 전수 받아 24여년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인데 그 덕분에 이웃에게 베풀면 그 이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도 떡집을 운영해 갈 것이라고 전한다.
“그나마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2004년 돌아가신 시어머니 덕분이지요. 나도 이제 환갑을 맞고 보니 시집살이로 마음 고생을 했던 그 시절의 시어머니가 너무 그립네요..” 훈훈한 고향떡집 인심 속에는 고객들의 사랑과 무엇보다 김순희 대표의 언니 하갑숙씨의 동생 사랑의 마음도 녹아있다. 하갑숙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에 동생 떡집에 들러 종업원들과 함께 먹을 식사 준비와 허드렛일을 돕는다. 언니의 이런 도움이 김대표에겐 큰 힘이 된다.
“막상 이렇게 환갑 즈음에 신문사 인터뷰를 하고 보니 고향떡집을 통해 제가 받고 있는 사랑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되네요. 앞으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시어머니의 정이 담긴 이 떡집을 운영하며 이웃과 더불어 함께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스물 갓 넘어 정말 순한 양으로 시집왔는데 38년 결혼생활 하고 보니 호랑이 욕쟁이 마누라로 변해 있는 모습이 슬프다”는 김순희 여사. 그녀의 새해 소망은 “가족들의 건강과 무엇보다 마누라에게 져 주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 것”이라며 소박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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