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인근에 위치한 터프츠 대학의 계간지 ‘터프츠 매거진’ 2010년 여름 호에는 휴 하워드 (Hugh Howard)가 쓴 ‘우리 속에 내재하는 노예제도 (Slavery in our Midst)’ 라는 글이 실려 있다. 그 글에서 유난히 눈을 멈추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노예제도에서 노동 착취 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이 제도를 통해 인신매매가 성행해 노예의 가족들을 뿔뿔이 흩어버리는 일이었다.
켄터키 주에 위치한 에이브라함 링컨의 생가를 가보면, 링컨 대통령이 쓰던 성경책이 전시되어있다. 성경책에 관해 그는 “이 위대한 책에 대해 내가 할 말이라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상의 선물이다’라는 말 밖에 없다”고 했다. 그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해 그는 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남북전쟁까지 감수했었다.
한국을 식민지로 몰아넣고 착취한 일본은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내선일체(內鮮一體) 구호를 내걸고 한민족 말살정책을 감행했었다. 배달민족 청년들을 전선으로 징집해 갔나하면, 백의의 소녀들을 종군 위안부로 끌고 갔었다.
그 일본인들 속에는 어느 누구도 에이브라함 링컨 같은 존재가 없었던 것이다. 오직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서는 그 누구라도 희생시키는 집단이다.
1964년 제18회 도쿄 올림픽에서 장창선 선수가 당시까지 한국의 최초이자 최상의 올림픽 메달인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때 한국 방송팀 옆의 일본 방송팀이 콩나물 장사를 해서 장 선수를 키운 모친을 비하하는 해설을 듣고도 항의 한번 못하는 국력을 실감했었다.
2011년 3월11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 보도를 보면서 놀랐던 일은 그들의 질서 정연함이었다. 식수를 배급하는 데도 어느 누구 하나 새치기를 하지 않고 줄을 서서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장면은 오히려 의구심을 자아내었다.
한편 쉽게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한가지는 그들은 자신들의 리더를 신뢰하고 따른다는 속성이다. 그러므로 에이브라함 같은 리더를 만났더라면 그들은 착한 사람이 되었을 텐데 아베 같은 리더를 만나 문제가 많다.
직장의 한 인도 태생의 동료는 “한 사람의 일본인은 열 사람의 인도인 보다 낫고, 열 사람의 일본인은 한 사람의 인도인 보다 못하다”는 말을 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일본인을 보면 친절하고 호감이 간다. 그러나 그들이 함께 모이면 예측 못할 나쁜 일을 저지른다는 뜻이란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독도를 두고도, 종군 위안부 사과 요청을 두고도 우리는 산발적인 개인행동을 멈추고 중지를 모아야한다.
아베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링컨 기념관을 방문하고, 의회 연설에선 자신의 영문 성씨가 에이브라함 링컨의 애칭인 에이브와 스펠링이 같다며 미국민들에 친근감을 주려 애를 썼다. 그러나 종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선 입도 뻥긋하지 않고 떠났다. 그들의 근성인 “힘 센 자에겐 아양을, 약한 자에겐 게다짝을…” 확인시키고 돌아간 셈이다.
일부 언론은 아베를 ‘에이브의 짝퉁’이라고도 하지만, 그는 링컨의 그림자 근처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아베를 ‘아니에이브’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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