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태나주의 한 연방판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조롱하는 인종주의적 농담 글을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퍼나르기를 했다가 판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난에 직면해 곤욕을 치렀다. 지난 2008년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통령에 의해 연방판사로 임명된 리처드 세불 판사는 2012년 2월20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인으로부터 받은 한 이메일을 몇몇 친구들에게 재전송했다.
이 이메일은 한 소년이 엄마에게 “왜 나는 흑인이고 엄마는 백인이에요”라고 묻자 “버락, 네가 짖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란다”라는 내용으로 흑백혼혈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개’에 비유하는 듯한 조크성 글이었다. 세불 판사는 이 글을 재전송하면서 “글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친구들에게 보낸다”고 이유를 붙였다.
이 글이 며칠 후 결국 LA타임스를 비롯한 일부 신문에도 보도되어 사회적 논란이 일자 세불 판사는 “오바마 대통령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메일을 친구들에게 재전송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종주의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며 공식사과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 미국판 ‘가카 빅엿’ 사건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나는 그 보도를 봤지만 그에 대해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가 세불 판사의 이메일을 봤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며 대응을 피했다.
오바마는 자신을 개에 비유한 모욕적인 이메일에 끝내 침묵했고, 대변인도 별도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할 말이 없어 함구한 것은 아닐것이다.
지난해 9월12일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세월호 참사당일 ‘박근혜 대통령 7시간 미스터리’와 관련,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생각한다”며 항간에 나도는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루머를 거론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발끈했다. “대통령에 대한 모독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의 입인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가원수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울먹였다.
2004년 8월 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공연한 연극 ‘환생경제’에서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개잡놈” “육시럴놈” “사내로 태어났으면 ××값을 해야지” 등 온갖 쌍욕과 저주의 막말을 퍼부어 댔다. 이에 대해 노무현은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연극을 관람하며 박장대소했다. 공연이 끝난 후엔 “프로를 방불케 하는 연기”라며 격려까지 했다. 그랬던 사람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국민에 대한 모독 운운하며 대노한 것은 코미디와 다름없다. 노무현도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아니었던가?
누가 대통령을 해도 박근혜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오는 23일로 그가 서거한 지 6주기가 된다.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그를 마음껏 욕할 수 있었던 그시절이 행복했던 때였음을 그가 떠나고 나서야 우린 알았다.
작가 공지영이 그랬다. "노무현은 대통령에 당선된 것만으로 이미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희망이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그의 존재만으로 역사가 굉장히 발전했다”고도 했다. 라면을 좋아하고, 재임 중 고향에 가서는 무릎을 꿇고 촌로들에게 두 손으로 막걸리를 따라 올리던 대통령 노무현이 그립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