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효도기기라고 선전하는 핸드폰만한 조그만 기기를 샀다. 새로 등록한 민요반에서 한달에 한번씩 간다는 노래방에 따라갔다가 쇼크를 먹었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몇번 가본 적이 있지만 그때만 해도 몇곡은 따라부를 수 있었는데 지금 보니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곡들이 거의 전부라 나는 완전 촌뜨기마냥 아무것도 모르겠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지만 노래방 수준도 많이 바뀌었나 보다. 노래방이 생기면서부터 한국인은 전 국민이 가수가 됐다는데 나만 노래방맹으로 남아 있는 걸 알았다. 어정쩡한 바보같은 모습이 되어버린 나를 보면서 남들 재미있게 살 동안 난 도대체 무얼 했나 싶다.
민요도 가요도 뽕짝도 잘들 부른다. 그 노래 속에는 버림받은 자의 울분과 배신당한 자의 억울함과 놓쳐버린 사랑의 아쉬움, 한과 갈등과 포기 등 온갖 색의 가사와 음률이 어찌도 그리 다양한지…전 국민의 사랑의 역사가 거기에 있었다.
네 안에 나 있고 내안에 너 있다는 식의 이 유행가들은 모든 인생의 스토리이자 사랑의 천로역정이다. 알고 보면 모두 참고 누르고 감추고 살아서 그렇지 사람 사는 과정이 다 그렇고 그렇게 비슷한 경험과 과정을 거치는 것이리라.
인물도 학력도 나이도 빈부의 차이도 모두 평준화된 그 어두운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고 자기 인생을 고백하며 가수가 되어 보는 착각의 시간…점수도 꺼버리고 일등도 꼴등도 없는 무아지경의 시간.
정신건강을 위하여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며 울분과 스트레스를 삭인들 어떠랴? 노래방 문화가 있어서 한국국민은 어디를 가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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