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인’이라는 말은 정치인 강석희에게 자랑스러운 인생의 훈장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온 이민자, 그가 미국식 풀뿌리 민주주의의 거친 정치터에서 텃밭을 제대로 일구었다. 민주당원으로 지역 정치현장에서 발로 뛰는 정치를 배웠고, 그 현장의 영역을 차근차근 넓혀 왔다. 어바인 시의원으로 그리고 시장으로 성공적인 정치 경력을 쌓았다.
강석희가 2016년 캘리포니아 주 상원 선거에 도전한다. 주 상원 29지구 민주당 후보가 되어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그가 출마한 선거구는 LA, 오렌지카운티에 걸쳐 있다. 애나하임, 풀러튼, 요바린다, 라하브라, 브레아, 부에나팍, 스탠튼, 사이프레스, 라팔마, 로랜하이츠, 다이아몬드바, 월넛, 웨스트코비나, 치노힐스를 포함하는 지역이다. 라티노가 37%, 백인계가 31%, 아시안이 27%로 인종 구성이 다양한 선거구이다.
현재 29지구 주 상원의원인 밥 허프는 공화당의 거물, 원내대표 (minority leader)이다. 그가 임기제한법에 걸려 내년 선거에 나올 수가 없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현역의원이 없는 상태이고 라티노와 아시아계 인구가 많아서 민주당 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강 후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40명, 인구 93만1,000명 당 한 명을 뽑는다. 현재 민주당 26석 공화당 14석. 내년 선거에서 29지구의 향방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에 초미의 관심사이다. 강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 승리하고 다른 지역에서 현상이 유지되면 민주당 의석은 28석이 된다. 즉 상원 의석의 3분의 2, 수퍼 머조리티를 갖게 된다.
강 후보의 출현에 긴장한 공화당 진영은 현직 밥 허프의 보좌관을 후보로 미는 대신 중국계 초선 하원의원을 내세웠다. 아시안 표의 분산을 노린 것이다.
강 후보가 주 상원에 진출하면 한인으로는 두 번째 주 상원의원이 된다. 돌아가신 알프레드 송이 1966년부터 1978년까지 주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주 법사위원장 자리에까지 오른 캘리포니아 정계의 거물이었다. 하와이 사탕수수 노동자와 사진결혼으로 18세때 미국에 온 신부 사이에 태어난 이민자의 아들이다.
필자는 1975년 송 의원의 노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경기도 광주의 어느 양로원에 계시던 송 의원의 노모는 연세가 많아 말을 떠듬거리면서도 아들 이야기를 아주 자랑스럽게 하셨다. 송 의원은 1961년 몬트레이팍에서 주 하원의원 선거에 승리, 아시아인으로 처음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진출했다.
송 의원은 이민자의 아들, 이민 2세가 캘리포니아 정치현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신화를 만들어내었다. 당시에는 지원해 주고 같이 기뻐해 줄 한인사회도 미미했을 것이다.
강 후보는 송 의원의 도전과 승리를 한 단계 더 높인 정치인이다. 이민자 세대도 ‘미국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모범을 보였다. 한인 2세, 3세의 정치적 성공도 당연히 기뻐할 일이지만, 이민 1세 강석희의 도전에 더 큰 박수를 보낸다.
이제 남가주에는 강 후보의 도전을 격려하고 그의 승리를 함께 기뻐해줄 100만 한인들이 있다. 그러나 그의 주 상원 진출은 한인의 표만 가지고는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의 선거구에 사는 한인 유권자들은 표로써 그를 지지해 주리라 믿는다. 표를 보탤 수 없는 더 많은 한인들은 강 후보가 타인종 유권자들에게 유세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후원을 했으면 한다.
한국산(Made in Korea) ‘미국 정치인’ 강석희, 그의 정치여정이 주 상원 그리고 그 너머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의 탄탄한 준비를 바탕으로 우리의 바람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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