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비 중 인건비가 50% 차지 수익 급락
▶ 봉제는 9달러도 벅차… 대부분 존폐 기로
오는 2020년까지 LA시 최저임금이 시간당 15달러로 인상됨에 따라 노동집약적 산업인 다운타운 의류·봉제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 한인 봉제공장에서 히스패닉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집중분석 - 잇단 악재 자바시장에 ‘최저임금 인상 폭탄’]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 및 불법 현금거래 관행 수사, 원산지 단속, 주류 대형 의류 소매체인 파산 등 거듭된 대형 악재로 고전하고 있는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에 또 다른 ‘폭탄’이 떨어졌다. 지난 13일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오는v2020년까지 LA시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최저임금 인상 조례안’에 서명함에 따라 비용 증가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기 때문. 이로 인해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할 수 있는 한인 의류·봉제업계는 활로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진단해 본다.
■ 노동인구의 ‘절반’이 최저임금
LA시가 시행을 확정한 최저임금인상 조례안에 따르면 LA시 최저임금은 내년 7월부터 시간당 10.50달러, 2017년부터 12달러, 2018년부터 13.25달러, 2019년부터 14.25달러,2020년에는 15달러로 각각 인상되며 2022년부터는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연동돼 조정된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현재 9달러임을 감안하면 2020년까지 67%가 오르는 셈이다. 의류·봉제업계의 현 최저임금은 시간당 9달러로 전체 근로자의 50%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한다.
한인 의류·봉제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히스패닉으로 의류업계의 경우 물품 배달, 의류박스 정리 및 싣고 내리기, 중남미계 고객 대상 세일즈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비즈니스 운영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정도로 알려졌다.
봉제업계의 경우 저임금 노동자들은 미싱, 다림질, 실밥 제거 등이주 업무로 인건비 비중은 의류업계보다 높은 80% 수준이다.
■ 대규모 감원으로 비용 절감
의류·봉제업계 모두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비용이 늘어날 경우 비즈니스 운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감원,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 공장 이전 등 특단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의류 도매업체 ‘밍스 어패럴’ 조내창 대표는 “다운타운 자바시장을 움직이는 인력의 50%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는 단순 노무직”이라며 “최저임금 상승으로 많은 업주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려워 감원 등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금이 오르면 근로자들의 처우는 개선될 수 있으나 고용주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가 불 보듯 뻔해 감원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류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5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의류업체 ‘씨 유 먼데이’의 이윤세 대표는 “저렴한 인건비의 메릿이 떨어지면 상당수 업주들이 타업종으로 전환하거나 폐업을 선택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LA는 더 이상 의류생산 및 유통거점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봉제업계, 폐업·공장 타지역 이전 속출할 듯
최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의류업계보다 훨씬 높은 봉제업계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인봉제협회 이정수 회장은 “1,000여개 한인 봉제공장 가운데 매출이 큰 상위 10%는 오르는 임금을 감당할 여력이 있겠지만 나머지 90%는 존폐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업계 특성상 현행 최저임금인 9달러도 벅찬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봉제협회 관계자는 “봉제업은 인력을 줄일 경우 비즈니스를 지탱할 수 없게 되어있는 구조라 최저임금 인상으로 많은 업자들이 임금수준이 낮은 타주 또는 중남미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LA에서 사업을 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원단 수입 등 무역이 핵심인 원단업계의 경우 최저임금을 뛰어 넘는 고임금 체계가 잡혀 있어 LA시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동반자인 의류·봉제업계의 사업기반 위축으로 덩달아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불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성훈·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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