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언론에 동성결혼 문제가 자주 등장한다. 법으로 이를 찬성하려는 정치인들, 찬성과 반대로 분열된 기독교계의 의견과 갈등을 다룬 기사를 많이 보게 된다. 나는 이를 ‘인권과 양심의 충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미국은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이주하면서 시작한 나라이다. 그리고 남북전쟁을 거치며 모든 사람은 종교, 인종, 장애,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살 권리를 헌법으로 인정하는 나라이다. 그러므로 동성애자들이나 성전환자들의 인권도 존중되어야 한다.

헌법 정신에 따라서 동성애를 허용하는 주들이 늘어남에 따라서 최근 미국 어느 교단이 동성 결혼을 승인하여 사회와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교단에 소속된 목회자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주례할 수 있으며 동성애자도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타종교의 동성애자에 대한 견해는 모르겠다.

교단에 소속된 목사들은 이에 대한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교단으로 부터 오는 불이익, 목회 하고 있는 신도들의 이탈, 사회로부터 시대와 뒤떨어진 집단으로 오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들이 있으므로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동성결혼에 관한 찬성과 반대의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 종교적인 양심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보호와 종교적인 양심이 충돌하는 경우이다.

내가 아는 성경지식으로는 하나님이 남자 아담을 먼저 창조하시고 그 후 여자를 창조하여 남녀를 구별하였다고 한다. 남녀는 모두 동등한 인간이지만 그 역할은 명확히 다르다고 기록되어있다. 또 동성애나 성적으로 문란한 곳을 불로 심판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인권을 보호한다며 동성애를 허가한다면 종교적인 양심을 숨기고 세상과 타협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교회는 거룩함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19세기 조선시대 유교사회에서 서양식의 개화운동으로 단발령, 요즘 우리식으로 머리를 짧게 자르라는 국가의 명령이 내려진 적이 있었다. 유교주의 조선에서는 머리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서, 감히 훼상하지 않는 것이 효라고 가르쳤다. 그러므로 머리를 길러 상투를 트는 것이 인륜의 기본이라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최익현은 단발령을 강행하려 하자 “내 머리는 자를 수 있을지언정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이지만 그의 자세는 본받을 만하다.

성직자들은 종교적인 양심에 따라서 최익현과 같은 찬성과 반대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성결혼의 경우와 비슷한 예로 낙태논쟁이 있다. 태아를 생명체로 보아서 인권을 보호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인권과 양심의 충돌이다. 천주교 로마교황청에서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으며 종교적 양심으로 태아의 인권을 보호한다고 알고 있다.

지금의 동성결혼 논쟁도 세월이 지나면 자연히 정리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음을 인정하며 다양한 생각을 가진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미합중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