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교통사고로 인해 아내를 잃은 어느 한인을 위해 변호사 선임 과정을 통역으로 도와준 적이 있었다. 일단 전화로 사고 내용을 접한 변호사는 경찰서에서 사고 보고서를 발급받아 밤늦도록 검토를 했다.
피해자와 인터뷰를 할 때에는 부하 직원들이 동참하여 통역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 듣고는 메모하기에 바빴다. 그가 첫 번째로 주목한 사항은 상대방의 직업과 차종이었다. 즉, 수임할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는 판단의 기준이었다. 상대방이 BMW를 운전하는 의사라는 사실을 알고는 어떻게든 수임하려고 야단법석이었다.
군 복무 시절, 부하 사병들은 “군인이 사람이가?”라며 부대 안팎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자신들을 비하하는 말들을 하곤 했었다. 여성 학군단 출신 장교도 나오는 판에, 정말 국방의무를 다한 사람들에겐 국가가 보상을 해주든지, 아니면 미필자도 똑같은 기간 국가를 위해 봉사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평등한 사회가 될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제 2 연평해전을 다룬 영화 ‘연평 해전’이 개봉되었다. 정치인들은 이때까지 잠잠하다가 이 영화의 인기에 편승하여 자신이 마치참수리호 한척에 의지하여 외롭게 싸웠던 용사였던 것처럼, 안보는 자신들 덕분인 것인 양그들 특유의 두꺼운 얼굴들을 내밀고 있다.
이 참수리 357호의 외로운 전투에 대통령도, 아군인 국군도 등을 돌린 것은 치욕적인 일이다. 게다가 공천에나 목을 매는 장성 출신인 국회의원들이나,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다며 술 사주고 주먹질까지 유발시킨 아마추어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구하고 있다는 것이더 서글프다.
어디 그 뿐인가? 영화 제작비가 없어 고전할 때, 정치인들은 이 영화의 완성을 위해 얼마나 기부했던가? 그냥, 미완의 작품이 되어 조용히 묻혀버리기를 바랐던 것은 아닌가?
영화가 완성되고 상영되니, 이제서야 슬그머니 안보 이야기를 꺼내는 미심쩍은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선량이라 부를 수 있나? 천안함에 관해 국회 차원의 성명도 하나 못 내는 그러한 집단이 아니던가?
게다가, 전직 해군 참모총장과 장성들의 부정부패로 함정에 장착되어야 할 무기들이 무슨 장난감으로 대체되어버린 상황에서, 어제나 오늘이나 군인은 정말 사람대우를 못 받고있다.
작년의 세월호 침몰 사고는 국민적 슬픔이었지만, 어떻게든 정부를 걸고넘어지려는 세력들의 궤변으로 인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진상 조사 위원회가 구성됐다. 무슨 진상을 밝히려는지 의구심이 든다. 유병언이 기획한 사업의 일환이었던 세월호의 침몰 사고를 두고, 더 큰 보상을 위해 정부를 정조준한 것이다. 어떻게든 정부에 책임을 전가시켜 국민 세금을 보상금으로 타내려는 저의가 보인다.
돌아보면, 세월호 침몰 후 구원파에 대해서는 함구하던 세력들이 정부를 쥐고 흔들기 위해 매일 목청을 높인다. 이 세력들은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여섯 용사들에 대해선 너무나 조용하다. 형평성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자기모순적인 세력들이 아닌가?
저출산으로 총을 들고 싸울한 사람이 아쉬운 판에,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어른들의 사리사욕에 희생된 세월호 침몰 사고는 국가적인 불행이었다. 이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방의무를 다하다 산화한 참수리 357호의 여섯 용사를 잃은 것은 더 큰국가적인 불행이었다. 이들의 외로운 전투에 눈감고 있었던 ‘그들’이 애국자들인 체하는 것은 국가적인 치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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