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서혜경 교수가 카톡을 보내면서 정명훈씨의 경우를 잠깐 언급했다. 대가 하나를 기르는데 몇 년이 걸리는지 아직도 우리사회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벌써 3년 전 여름 몇 명이 초대된 맨하탄 스튜디오 연주회에 갔을 때 서 교수는 차이코프스키를 연주했다. 러시아 공연을 위한 연습 이라고 했다. 이미 다 아는 소식이 되었지만, 서 교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음악 전곡을 러시아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연주하는 세기적인 대업적을 이루었다. 도이취 그라마폰은 이미 서혜경 교수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를 네 개의 음반(CD)으로 엮어 출간 한 바 있다. 차이코프스키 음반도 그라마폰에서 또한 발매되었다.
서 교수의 음악을 들으면 항상 생각나는 다른 한 사람이 있다. 항상 뒤에 서 있는 사람, 그림자 같은 사람. 연주회 전에 뉴욕에 건너와 공연장소와 피아노의 선정에서부터 연주회에 필요한 모든 세부사항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그 사람을 나는 지금 생각하고 있다.
조용한 사람, 이지적인 사람, 날카로운 예술적 안목이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 않는 사람, 거친 말을 입에 담지 않는 사람, 말 보다는 글을 잘 쓰는 사람,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사람, 그 사람, “비바람 가릴 지붕 있고 밥 잘 먹고 있으니 잘 있는 셈이죠, 허허허……”연주회 준비를 위해 뉴욕에 도착하면 그 는, 나에게 전화를 건다. 하긴 그 사람 성이 허씨 아닌가?
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삶의 의미에 대한 나의 시각을 다시 생각 할 때가 자주 있다. 소유에 대한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도 깨닫게 되고, 음악 속에 들어 나는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느끼는 능력, 생활 속의 자잘한 멋을 분별 하는 감수성이 다 타고난 복이라는 것도 그 사람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각하기 어려운 일 들을 가장 자연스럽게 대면하고 처리하는 그 사람의 사업 스타일도 마치 예술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성공하고 실패한 지난 일에 매이지 않으면서 목표한 일은 반드시 이루고야 마는 사람!
아, 그 사람… 예리한 눈빛으로 음악을 꿰뚫어 보는 그 사람이 서 교수의 피아니즘 (Pianism)과 파트너십을 이룬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서 교수의 뛰어난 예술적 재능은 이미 국제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위에 하루도 쉬지 않고 거의 열 시간에 달하는 연습으로 자신의 예술을 다듬는 노력은 가히 초인적이라 하겠다. 1 퍼센트의 타고난 재능과 99 퍼센트의 노력이라는 말이 과연 어울리는 예술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 그 사람… 해 저문 시골 성당의 신부 같은 걸음을 걷는 그 사람… 며칠 전 서혜경 교수가 보낸 텍스트에는 “다ㅇㅇ씨 덕이에요”라고 쓰여 있었다. 그 사람이 마련한 커다란 캔버스 위에, 열정적인 음악으로 꿈처럼 흐르는 선율을 그려가는 서 교수의 예술을 보고 들으면서 나는 좋은 친구들을 가진 행복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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