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제 연휴 앞둔 중국-경기 꺾인 중국 최대명절 춘제 소비도 둔화
▶ 샤핑매장 한산… 해외여행 경비 5분의 1로 줄여, 기업 휴가 앞당겨 직원들 급여 밀려 씁쓸한 귀향길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연휴를 이틀 앞둔 5일 오후 베이징시 왕 징베이루에 위치한 대형 할인마트 지아르푸(카르푸). 예년 같으면 대목을 앞두고 북적거리던 매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비교적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수 있는 한산한 분위기다.
손님들은 조금이라도 값싼 선물용품과 새해 장식용품을 구매하느라 종업원들을 붙잡고 이것저것 꼼꼼한 질문을 던지기에 바빴다.
춘제를 앞두고 대문 앞에 매달아 놓을 춘리엔(음력설에 문 기둥에 붙이는 대련)을 사기 위해 매장에 들렀다는 류앤링(46·여)씨는 6위안(0.9달러)과 7위안(1달러)짜리를 놓고 고민하다 결국 6위안짜리 4개를 카트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춘제 경기도 사실 그렇게 좋지는 못했는데 올해는 더 나빠진 분위기예요. 정부가 춘제를 앞두고 시중에 돈을 많이 풀었다고 하지만 실감이 안 나요.” 경기둔화 여파로 중국의 춘제 소비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지는 대명절 춘제 연휴에도 소비가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실물경제 회복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매체와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춘제 기간 소비는 6,780억 위안(약 1,030억달러)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0년에 비하면 5배 가까운 성장이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소비 증가폭이 둔화될 것이라는 게 중국 안팎 매체들의 관측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둔화 전망에 올해 춘제연휴에는 예년과 달리 중국인들의 소비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춘제기간 최대 성수기인 여행업계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소비시장은 한파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을 찾는 중국인 여행자는 평균 1만5,000위안(약 2,280달러)을 지출했는데 올해 중국인들은 춘제 기간 해외여행 예산을 줄여 샤핑 비용이 평균 3,000위안(약 456달러)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신문은 관측했다.
경기불황 여파로 중국 춘제 휴가를 조기에 시행한 기업들도 나타났다. 홍콩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주문 감소에 시달리는 광둥성 포산시 기업들이 농민공 등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춘제 휴가를 평소보다 한주 빨리 시행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일부 가구공장 직원들은 급여가 몇달치나 밀리면서 춘제보너스는커녕 월급도 받지 못한 채귀성열차에 오르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당국도 자칫 춘제 경기마저 꺾이면 가뜩이나 하방 경직성이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 이라고 보고 지난 한달 동안 288억달러나 되는 중·단기 유동성 돈 보따리를 풀었지만 효과에는 의문의 시각이 더 많은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물론 실물경기 회복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비제조업 지수 모두 하향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나 경기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를 기록해 201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비스업 경기를 의미하는 비제조업 PMI지수도 53.5로 전월54.4 보다 하락했다.
국가통계국은 “춘제를 앞두고 매년 1월은 제조업 생산활동이 감소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지만 서비스업 등 실물경기 전반의 둔화 배경에 대해서는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경제 전반의 지표가 악화되면서 국가부도위험지수를 의미하는 중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3일 141.166bp(1bp=0.01%포인트)로 뛰어올라 2012년 6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JP모건체이스의 벤 시는 “신용부도스와프의 증가는 국가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글로벌 펀드들이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다음 달 열리는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식 발표하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특정 수치가 아닌 구간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다.
유가 급변동과 글로벌 환율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통을 앓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 운용을 탄력적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거시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발발전개혁위원회의 쉬사오 스 주임은 지난 3일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6.5%에서 7% 사이로 설정했다”고 밝혔다고 신화망 등 중국 매체가 4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운용 계획을 담당하는 고위당국자가 구체적인 성장률 목표를 언급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쉬 주임은 “경제성장률 목표 최저선 6.5%는 고용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며 성장률 상단 7.0%는 물가안정을 염 두에 둔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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