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드레 모루아 ‘미국사’ 신용석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번역 화제
20세기 유럽의 지성이 바라본 미국의 과거와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인의 눈이 아닌, 프랑스의 대문호 앙드레 모루아가 유려한 문체와 심오한 통찰력으로 풀어낸 미국 역사서가 한국어판으로 나왔다.
언론인이자 정치인, 스포츠인, 그보다는 ‘자유인’ ‘문화인’으로 불려야 더 어울릴 신용석 조선일보 전 논설위원이 해제를 한 ‘미국사’(김영사 간)는 신대륙 발견부터 초강대국 반열에 오르기까지, 500년 미국 역사의 장대한 드라마를 펼쳐냈다.
신대륙을 향해 대서양을 건넌 143명이 세운 작은 도시 ‘제임스타운’은 어떻게 거대한 국가 미국으로 성장했는지, 식민지에 불과했던 미국이 패권국 영국을 물리치고 앞서갈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인지, 앙드레 모루아는 역사가다운 객관적인 관점과 문학가다운 치밀한 재구성으로 미국의 실체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영국은 변했다. 그러나 버지니아는 변하지 않았다. 버지니아 인이 한층 더 영국인처럼 보였다.”
식민지 초기, 영국 신사보다 더 영국의 전통에 충실했던 남부 엘리트들을 묘사한 것처럼 특히 미국 역사가 태동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등 워싱턴 한인들의 삶의 현장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책 읽기의 재미를 더한다.
저자인 앙드레 모루아(Andre Maurois)는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평론가이자 전기작가, 역사가.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3년,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할 때 ‘미국사’를 집필했다.
번역을 맡은 신용석 씨는 서울대와 파리 7대학 석사 과정, 케임브리지대 경제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조선일보 프랑스 특파원을 거쳐 국제부장, 사회부장, 논설위원을 지냈다. 관훈클럽 총무, 한국인권재단 이사장,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인천개항박물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한때 정계에도 몸을 담았으며 강퍅한 한국사회에 지성과 문화의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인물이다.
앙드레 모루아의 ‘미국사’를 한국에서 처음 번역한 이는 그의 부친인 신태범 박사. 의사인 신 박사가 일본어판을 재번역한 후 아들이 다시 똑 같은 책을 직접 번역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역자인 신용석 씨는 “역사의 무게를 스스로 인식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는 미국인을 보면서 미국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의식이 싹텄다”면서 “앙드레 모루아와 선친의 국적은 다르지만 남다른 지성인으로서의 면모와 의지를 힘든 순간마다 떠올리면서 진지한 자세로 번역작업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