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의 음성비서 ‘시리’와 지도·아이메시지 서비스를 다른 회사가 개발한 앱과 연동해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 2016’(WWDC 2016) 개막 기조연설에서 밝혔다.

이는 자사 기술이나 서비스를 제3자에 개방하는 데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애플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마찬가지로 '기술개방 전략'을 가속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부사장(SVP)은 13일 아이폰·아이폰용 운영체제(OS) 차기 버전 ‘iOS 10’을 선보이면서 시리와 아이메시지가 서드파티(제3자) 앱에 연동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iOS 10은 올해 가을 무료 업데이트로 제공될 예정이다.

그는 아이폰에서 시리를 호출해 중화권에서 인기 있는 메신저 ‘위챗’과 유사 콜택시 서비스 ‘우버’ 등을 이용하는 장면과, 아이메시지를 통한 대화 방식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 ‘도어대시’를 통해 포장 음식 주문을 시키는 장면을 보여 줬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시리의 음성명령을 통해 “위챗으로 아무개에게 이런 내용을 전해 달라”고 말하면, 위챗을 통해 원하는 메시지가 전송된다.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담당 에디 큐 SVP는 애플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우버 차를 부르는 시연을 비디오로 보여 줬다.

라인, 와츠앱 등 서드파티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로 전화가 걸려 오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알림 화면으로 알려 주는 기능, 인공지능으로 사람 얼굴 등 사진 내용을 자동으로 인식해 분류해 주는 기능, 음성사서함에 들어온 음성 메시지의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서 표시해 주는 기능 등도 iOS 10에 추가됐다.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스마트시계 ‘애플 워치’용 운영체제(OS)의 최신 버전인 ‘워치OS 3’, 데스크톱 맥 컴퓨터용 차기 OS ‘맥OS(macOS) 시에라’, 인터넷TV 셋톱박스 ‘애플tv’를 위한 ‘tvOS’ 업데이트를 내놨다.

이날 팀 쿡 애플 CEO는 개막 기조연설을 시작하면서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제안했으며, 행사에 참석한 5천여 명의 개발자들과 언론매체 기자들은 1분여간 일어나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올해 WWDC의 주요 발표는 행사 첫날인 13일 샌프란시스코 시청 근처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상세한 기술적 내용 소개는 14∼17일 모스코니 센터 서관에서 열릴 개발자 상대 행사에서 각각 이뤄질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