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저기서 캐릭터 사냥하는 통에 어수선해
▶ 도서관서 공부 힘들고 식당서 나가지 않아 매상 걱정

18일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내 도서관 앞에서 포키몬 고 캐릭터를 잡기 위해 몰려든 시민과 학생들이 뒤섞여 있다.
증강현실(AR) 게임 ‘포키몬 고’의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기는 ‘국민게임’으로 등극한 가운데 이와 관련한 피해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재팬타운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그린 장 사장은 “바쁜 시간대에 포키몬 고를 하느라 자리를 비워주지 않아 낭패를 본 게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어제는 4명이 와서 게임에 열중하느라 식사가 끝나고 체크가 나갔는데도 20여분 동안 자리를 뜰 생각을 하지 않아 난감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다운타운이나 재팬타운, 대학교 캠퍼스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야생 포키몬 캐릭터의 출몰이 잦아 이를 포획하기가 쉽다. 또한, 아이템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포켓 스탑’과 상대방이나 같은 편끼리 대결할 수 있는 '체육관' 등이 집중돼 있다.
그러다 보니 포켓 스탑이 깔려 있는 지역에는 포키몬 고를 즐기는 게이머들로 북적거린다.

SF 재팬타운이 무료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켓 스탑’으로 뒤덮여 있는 공유지도의 모습.
재팬타운 내에만 30여개의 포켓 스탑과 체육관 등이 공유지도에 뜨기 때문에 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꼭 가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장 사장은 “우리 식당 주변에만 포켓 스탑이 5-6개나 있어 돌아다니지 않고 식당에 앉아있어도 그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며 “그러다보니 한번 앉으면 나갈 생각을 않는다”고 말했다.
포켓 스탑과 야생 포키몬을 잡기 위해 친구들과 재팬타운을 찾았다는 제이슨 데런(17)군은 “이 지역은 포키몬 고의 ‘핫 스팟’이라고 불린다”며 “재팬타운 주변에 혼자나 삼삼오오모여 있는 사람들은 다 야생 포키몬 사냥을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업주들뿐만 아니라 공부에 매진하려고 도서관을 찾은 대학생들도 포키몬 고의 피해를 입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SFSU)의 재학생인 마크 리(22)씨는 “저녁이 되면 캠퍼스 전체가 포키몬 캐릭터를 잡기 위한 거대한 사냥터로 변한다”며 “때로는 일부 학생들이 도서관 안으로 들어와 캐릭터 사냥을 하는 통에 어수선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나 콘도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불만을 터트렸다. 포스터시티 거주 김재민(44)씨는 “처음에는 왜 이렇게 갑자기 사람들이 모여드나 의아해 했다”며 “알고 보니 집 앞 분수대가 포켓 스탑으로 표시돼 있어 낮이고 밤이고 간에 이곳을 찾아 웅성거린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신경이 쓰여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다”면서 “심지어는 집 문을 열자마자 캐릭터 사냥을 하고 있는 30대와 마주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포키몬 고로 인해 조용했던 사생활이 철저히 침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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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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