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 그로브 한인타운은 외형적으로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지만 이곳을 찾는 샤핑객들은 갈수록 베트남 등 타 민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인고객 위주로 장사하는 업주들은 상당히 힘들어 하고 있다.
한인고객 감소는 OC 한인상권이 풀러튼, 부에나 팍, 어바인으로 분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인타운이 점점 활기를 잃으면서 타운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져 갔다. 30여년 동안 식당을 운영해온 한 업주는 ‘타운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늦은 시간에도 북적거려야 할 일부 샤핑몰은 요즈음에는 오후 8시가 지나면 썰렁하다.
이 와중에 4년 전 29년 동안 한인타운에서 열려왔던 ‘한인축제’ 마저 부에나 팍으로 이전 하면서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되어 살길을 찾아서 타운을 떠나야 할지 고민을 하는 한인 업주들도 하나 둘씩 생겨났다.
이를 보다 못한 상우회(OC 한인상공회의소 전직 회장들의 모임) 회원들은 40여년 동안 피땀 흘려서 가꾸어온 한인타운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OC 한미축제재단(회장 조봉남)을 작년에 새로 만들었다.
이 재단은 타민족과 더불어 사는 커뮤니티로 변모해 가고 있는 한인타운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위해서 ‘다민족 축제’를 창설했다.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한인타운이 당장 크게 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축제가 오늘 개막된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인축제’만 열려온 한인타운에서 처음으로 여러 민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가 주말인 9월30일부터 10월2일까지 가든스퀘어 샤핑몰 파킹랏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130여개 전체 부스 중에서 한인업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축제에서 가장 인기있는 ‘푸드 코너’에는 한인들이 즐겨 찾는 갈비와 바비큐를 비롯해 일본, 태국, 월남 음식들도 소개 된다. 타 민족들에게 인기있는 한국 화장품 코너와 한인들이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전남 영암을 비롯한 한국의 30여개 지자체의 농산품들도 선보인다.
중앙 무대에는 본보가 주관하는 ‘청소년 탤런트 쇼’, 올해 처음 열리는 ‘제1회 남가주 가수왕 선발대회’, 시니어들을 위한 ‘장수 무대’등과 걸 그룹 ‘바바’, 리틀 사이 황민우, 한국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70, 80쇼’가 마련되어 있으며,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안 커뮤니티에서도 다채로운 공연들이 준비된다.
그동안 축제재단측은 가장 가까운 이웃인 베트남 커뮤니티에서 많은 참가를 예상하면서 ‘리틀 사이공 TV’에도 출연해 홍보활동을 펼쳤다. 또 별개로 각 커뮤니티 대표자들로 구성된 ‘다민족 위원회’를 조직해 정기적으로 미팅도 가졌다. 이 위원회 멤버들은 각 커뮤니티에서 다민족 축제를 꾸준히 소개해왔다.
‘손에 손잡고 다민족’이라는 테마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 그동안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을 잊고 지내던 많은 한인들이 타운을 다시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타민족들이 축제 구경을 위한 나들이를 많이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타운 한인업주들은 이번 축제에 얼마나 많은 참관객들이 밀려들어 올지 마음 졸이고 지켜보고 있다. 이들의 한인타운 방문은 곧 비즈니스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다민족 축제가 타운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인지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한인타운으로 들어오는 손님 맞을 준비는 끝났다.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이번 다민족 축제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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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부국장·OC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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