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
▶ 런던 이어 유럽 전역 공포에 휩싸여 중앙아시아 출신 과격파 소행 추정 ‘외로운 늑대’소프트타겟 겨냥 비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발생한 상트페테스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 발생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헌화를 하고 있다.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테러 사건으로 인해 유럽이 다시 공포와 불안에 휩싸였다.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 의사당 주변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가 발생한 지 2주도 안 돼 러시아의 제2도시이자 대표적 관광도시의 하나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역에서 폭발물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럽이 테러 위협의 한 복판에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아비규환 폭발 현장
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 객차 안에서 발생한 폭발은 서 있는 승객들이 많을 정도로 붐빈 객차에서 일어났다. 이날 오후 2시40분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센나야 플로샤디’역과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 사이 구간을 운행하던 지하철 객차 안에서 폭발물이 터졌다.
현지 라디오방송 코메르산트가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에 도착한 객차는 출입문이 너덜너덜 찢긴 상태였다. 소셜미디어에 올려진 사진들을 보면 사람들이 플랫폼 땅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인스티투트역 플랫폼은 연기로 자욱했다.
한 목격자는 “폭발은 정거장 사이에서 일어났다. 뇌성이 있었고 그다음에 강한 냄새와연기가 일었다”며 “사람들이 모두 (폭발 소리가 난) 반대편으로 움직이면서 뒤엉켰다. 두 여성은 의식을 잃었다. 이 모든 일이 지하철이 계속 움직이면서 일어났다”고전했다.
그러면서 “모두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에서 내렸다. 옆 객차가 산산조각이 난 것을 봤다. 유리창들은 깨졌고 불빛은 없고 피가…”라며 끔찍한 순간을 전했다.
옆 칸에 탔던 또 다른 목격자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고, 그들의 머리카락은 불에 탔다”며 생지옥 현장을 전했다. 그는 “내 여자친구는 폭발이 있었던 옆 칸에 타고 있었는데 객차에서 나올 때 잘려나간 팔다리들을 봤다고 그녀가 말했다”고 전했다.
■자살 폭탄테러 닮은꼴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는 작년 3월22일 브뤼셀 시내 말벡 전철역에서 발생했던 자살폭탄테러와 ‘닮은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의 객차를 노린 테러라는 점에서 유럽인들은 브뤼셀테러를 떠올리며 테러범들의 반인륜적 무자비함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이번 테러로 인해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테러에 취약하다는 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작년 브뤼셀테러 이후 유럽 주요 도시의 기차역이나 지하철역에는 혹시 모를 테러 기도를 차단하기 위해 무장 군인이나 경찰이 배치하는 등 테러 경계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처럼 물리력을 아무리 보강하더라도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임이 거듭 입증되고 있다.
■테러 배후는
이번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현지 수사당국은 중앙아시아 출신의 20대 자폭 테러범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활동이 금지된 과격 이슬람 단체 소속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테러 수법이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테러에 사용된 폭발물은 사제폭발물로, 위력은 TNT 200~300g의 위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위력이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폭발장치 안에 들어 있던 살상용 철제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기 때문으로 러시아 당국은 보고 있다.
테러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테러 방지는 더 어려워지고 테러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지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유럽 테러 공동 대처
유럽 각국은 3일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일어난 지하철 테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 테러 대응을 위한 연대를 강조했다.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를 교훈 삼아 유럽 각국은 테러 경계의 고삐를 더 바짝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은 자생적 테러범인 ‘외로운 늑대’로 돌변할 수 있는 우범자들에 대한 정보 확보와 동향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다가 돌아오는 유럽 출신 지하디스트들에 대한 경계수위도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IS는 유럽의 동조세력에 대해 이라크·시리아로 건너와서 싸우는 대신에 유럽 현지에서 테러 등을 통해 싸울 것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럽 출신 IS 조직원들이 유럽으로 숨어들어 보복테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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