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한인운영 관광사들을 통해 여행을 다녀왔다. 8박9일의 캐나다 단풍관광과 2박3일의 자이언 캐년 관광이었다.
캐나다 관광은 9월 말에서 10월 초였는데 시기적으로 너무 이른 탓인지 단풍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단풍 관광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관광회사는 그 때 캐나다의 단풍이 손님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이르다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 데도 요란한 광고로 손님들을 모집해 관광객은 일인당 2,000 달러가 넘는 거금을 쓰고 실망만 안고 돌아왔다.
한인운영 여행사를 통해 관광을 하다보면 여행사와 가이드의 빤한 속임수에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들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옵션에 바가지를 씌우는 것. 별 것도 아닌 장소를 옵션에 넣어 손님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지난 캐나다 여행 때는 가이드가 몇몇 손님들을 부추겨 팁을 추가로 걷도록 유도했다. 저녁 식사시간에 한 손님이 느닷없이 일어나더니 “우리 모두 10달러씩 거둬 불철주야 수고하는 가이드에게 주자“고 했다. 단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그 자리에서 500달러가 걷혔다.
정해진 팁 외에 더 주어야 할 이유가 없었지만 혼자 반대할 수가 없었다. 일주일 넘게 가이드와 계속 마주칠 텐데 ‘인색한 손님’이란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럼 그가 500달러만큼의 엑스트라 서비스를 했는가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11월의 자이언 캐년 관광 때는 네바다 주 ‘불의 계곡’이 옵션이었다. 애리조나나 유타 여행을 할 때 여러 번 들렀던 곳이다. 가이드가 불의 계곡에서 15분 쉰다고 했다. 어떤 손님은 그냥 가자고 투덜댔다. 그러나 ‘불의 계곡’은 이미 관광회사가 옵션으로 넣어놓은 코스였다.
가이드는 손님 한 사람당 입장료가 20달러라며 돈을 내라고 했다. 관광버스 안 손님은 54명, 가이드는 1,080 달러를 불의 계곡 입장료로 거둔 것이다.
바위 몇 개 구경하는데 입장료가 20달러라니,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나는 직접 입장료를 알아봤다. 실제 입장료는 차 한 대당 10달러, 네바다 주민은 8달러였다. 관광버스의 경우는 승객 한 사람 당 2달러. 관광사 혹은 가이드는 무려 10배의 폭리를 취한 것이다.
가이드의 수고비는 손님 한 사람당 하루에 10달러씩이다. 54명의 손님들한테서 3일간 30달러씩 총 1,620달러를 수고비로 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속임수를 써야 했는가.
즐겁게 떠난 여행이 관광회사의 이런 거짓말과 가이드의 속임수로 엉망이 돼서야 되겠는가. 가이드가 실제 가격은 얼마인데 안내하는 수고를 고려해 얼마씩을 걷는다고 하고 손님이 오케이 하면 되지만 가격을 속이는 것은 불법이라고 본다.
손님들은 옵션에 대한 가격이 정당한지 알아볼 권리가 있다. 손님들은 언제까지 관광회사에 속아야하나. 손님은 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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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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