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그들은 창조주에 의하여 일정한 불가침의 천부적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 중에는 생명, 자유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 독립선언문의 일절이다. 천부적 권리로서 생존권과 자유권은 우리들 귀에도 익다. 반면에 행복 추구권(the pursuit of happiness)은 좀 낯설다. 한국 헌법에 포함된 것은 최근이기 때문이다.
미국 독립선언문에는 이런 천부의 권리가 바로 정부를 조직하는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보장하기 위하여 정치인들이 지금 민주복지국가 건설하겠다고 난리다. 그렇다. 행복은 인간 삶의 최고 가치이고 향락이 아닌 건실한 행복 추구는 경제, 교육, 문화, 치안, 국방 특히 영적 정신적 행복은 종교의 최대 목적이 된다.
그래서 최근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가 주목을 끈다. 155개국의 국가별 행복지수를 순위별로 매겨놓았다. 행복지수 측정이라는 것이 조사 주체와 그 방법에 따라 신뢰성이 결정된다. 한 때 방글라데시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래도 유엔이 ‘국제행복의 날’에 6년째 발표했다니까, 주관성과 객관성의 균형을 유지했다니까 신뢰도가 좀 높아 보인다.
그래서 지난 3년 치 보고서들을 비교하고, 헌팅턴의 미래학 명저 ‘종교문명 충돌론’의 시각에서 분석하니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했다.
우선 1위부터 10위까지의 행복복지국가들은 북유럽이 단연 강세이다. 1위가 스위스(2015), 덴마크(2016), 노르웨이(2017)로 바뀌었지만 그 세 나라와 아이슬란드, 핀란드, 네덜란드, 스웨덴이 부동의 자리를 차지한다. 예외가 있다면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가 3년 계속 10위권 안에 들어 있다. 이런 국가들이 모두 개신교회 강세국가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전통적 개신교회 국가들인 미국, 독일, 영국이 10위대로 그 뒤를 잇는다. 반면에 가톨릭 강세국가들이 개신교국에 뒤지고 있다.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20위대 초반이고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3년 내내 각각 30위와 50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슬람 문명권 대표국가들인 사우디아라비아 35위, 이란은 100위 이하이다. 힌두교권의 대국 인도는 120위권이다. 그러나 유교 문명권인 대만은 33위인데 비하여 중국은 80위대이다. 학계에서는 공산주의도 하나의 종교로 본다. 그런 점에서 옛 공산권 국가들은 행복지수에서 크게 밀려나는 경향이다. 폴란드(46)와 러시아(49)의 행복지수가 아직은 낮은 편이다. 불교 강세국인 태국은 32위로 약진, 불교국인 미얀마는 114위로 처져있다.
일본과 한국은 유교권이면서도 한국은 기독교 문명권으로 옮겨가고 있고 일본은 불교가 가미된 유교 문명권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행복지수 비교는 흥미를 끈다. 3년 수치를 비교하면 한국 대 일본은, 47위:46위, 58위:53위, 56위:51위가 된다.
한국이 다소 뒤지지만 군사비 부담을 고려하면 한국이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 개신교회가 한국 최대의 종교인 것과 연루시킨다면 아전인수 격일까. 물론 종교는 행복지수 결정의 중요 요인이지만 유일 요인은 결코 아니다.
그래도 개신교 국가가 복지국가 건설의 선두주자가 되는 원인에 대하여는 몇 가지 대답이 있다. 독재체제가 아니고 자유민주체제이다, 하나님 나라 사상이 그 근본이다, 창의적 사고력과 다양성 개발에 힘쓴다, 지배하는 지도력이 아니라 섬기는 지도력에 익숙하다, 개인의 생명을 존중하고 교육을 중시한다, 국민 개개인의 자립능력과 책임의식이 강하다, 목표 지향적 삶이다, 자유와 평등을 중시한다, 윤리의식이 높다 등.
그러나 한국 기독교의 경우 정직성, 근면성, 성실성, 자율성, 헌신적 사랑성 등으로 대표되는 윤리수준이 정말 높은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믿는 사람 많아도, 믿을 놈은 별로 없다’는 외침이 아직도 사면에서 들려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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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 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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