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족을 죽음으로 잃었을 때의 슬픔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가족을 잃었다는 상실감보다 더 슬픈 것은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남은 가족의 삶마저 앞당겨 마감할 수있다는 것이다. 가족중에서도 특히 형제나 자매를 잃었을 경우 생존 형제 자매의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의학협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지에 최근 소개된 보고서에따르면 어릴 때 형제나 자매의 사망을 경험한 경우 조기 사망률이 약 70%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아동을 대상으로 1973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됐는데 약 5만5,000명의 어린이가 18세가 되기 전 형제 자매를 잃는 경험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약 37년간에 걸친 추적 조사 결과 어릴 때 형제 자매를 잃은 아동의 사망률이 높아졌음은 물론 형제가 사망 한 뒤 1년 안에 사망하는 비율이 특히 매우 높았던 것으로도 기록됐다.
형제 자매를 잃은 아동의 사망률이 높아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라고 연구팀을 밝혔다. 연구팀이 첫번째로 지목한 원인은 유전적인 원인이다. 형제 죽음에 이어 사망한 아동중 먼저 사망한 형제와 동일한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 경우가 많았다. 유전적인 원인 외에도 감정적인 원인으로 사망률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형제 자매를 잃은 뒤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한 건강 손실이 사망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어려서 부모를 잃은 경우 알콜 중독이나 약물 중독으로 곧바로 이어져 결국 사망으로 이르는 비율이 높다.
형제 사망에 따른 정신적인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형제를 암과 같은 불치병으로 잃은 경우 상실감이 9년이 지나서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부모를 잃은 아동 중에서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율이 높았다. 스웨덴에서 실시된 조사에서 어려서 부모가 사망한 아동들의 자살률이 2배나 높았는데 자살 위험은 무려 25년동안이나 지속되는 것으로 연구됐다. 부모를 잃은 아동중 남자 아이의 자살률은 1,000명당 약 4명, 여자 아이의 경우 1,000명당 약 2명으로 나타났다.
성인이 된 뒤 형제 자매를 먼저 저세상에 보낸 경우에도 높은 사망률의 위험에 놓이기 쉽다. 2013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된 보고서에서 형제 자매를 잃은 성인들은 사망 18개월내에 스트레스 등 정신적 충격에 의한 뇌졸중 발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형제나 자매가 사망한 뒤 약 18년간이나 높은 사망 위험이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를 잃은 가족의 경우 슬픔을 넘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악화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도움이 필요하다. 생존 가족은 사회적 박탈감과 함께 건강상의 문제를 격기 쉽고 사회적 장애나 행동 장애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녀를 잃은 어머니의 경우 향후 10년간 높은 사망률에 노출되기 쉬운데 사망 원인은 자연사와 사고사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아버지의 경우 어머니와 달리 자녀를 잃고 주로 사고사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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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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