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동선 목사 1주기 추모행사가 있었다. <월간 목회> 잡지는 한국교회 130여년 역사 5대 설교가로 그분을 자리매김했다. 할리웃 볼 부활주일 다민족 새벽연합예배의 유일한 한인 설교자였고, ‘걸어 다니는 목회사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경의 사람’이었다. 청년시절 교회입문 때부터 매일 20장씩 꼭 읽었다. “성경을 100번 통독하지 않고 축도하는 목사는 영혼 도둑놈이다.” 그런 설교를 듣는 목회자들은 누구나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결코 성경에만 빠져 있는 분은 아니었다. 세계적 명저와 고전들도 파고들었다. 무엇보다도 신문을 매일 매일 그리고 구석구석 읽었다.
그분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지금 이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뭇 최신의 정확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성경과 신문을 함께 읽는 것은 목회자와 신학자의 필수과목이란 가르침을 따랐다. ‘한 손에는 성경, 다른 손에는 신문’을 들고 교수와 목회에 헌신했던 세계적 지도자 바르트의 외침 그대로다.
신학에서는 성경을 텍스트(text) 곧 교과서, 언론은 컨텍스트(context) 곧 삶의 현장으로 이해한다. 성경은 씨앗이고 언론은 그 씨앗이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나는 토양이란 뜻이다. 씨앗만 알고 흙을 모르거나 흙만 알고 씨앗을 모르면 목회의 좋은 열매를 거두기가 어렵다.
이제 10월 31일이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다. 개신교회는 종교개혁주일로 지킨다. 그러나 종교개혁 운동은 개신교회 전유물은 아니다. 가톨릭교회의 사건이고 또 이어야 한다. 아니,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의 사건이 되어야 한다.
종교는 각각 성경/불경/쿠란 등 그들의 교과서로 영원불변의 진리를 가르친다. 그런데 그 진리로 인간문명도 비판하지만 동시에 인간문명이란 토양에 맞춰져야 바람직한 열매를 맺는다.
종교개혁의 가장 큰 원동력은 교황중심을 성경중심으로 대체시킨 데서 나왔다. 지금도 가톨릭교회는 개신교회를 성경 우상체제나 ‘종이 교황’ 중심제라고 비판한다. 종교개혁 운동은 사람교황(person pope)과 종이교황(paper pope)의 싸움이라 비아냥한다.
그런데 50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가톨릭교회가 성경을 매우 중요시하게 되었고, 또 개신교회는 교황제도 포기의 부작용으로 지긋지긋한 교회분쟁 홍역을 치러왔다. 후유증도 사뭇 치명적이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교회일치운동에 조금씩 나서고는 있는데 아직 멀었다.
그래도 헤겔의 변증법적 역사발전론인 작용, 반작용에서 합작용 단계로 접어드는 셈이다. 그런 합작용을 이룰 수 있는 통로가 바로 성경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의사소통하시는 대표적 언론 아닌가.
이제 인류문명은 지구 함생체 형성을 위하여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나 트럼프의 미국주의 반작용도 있지만 지구 함생체화 대세를 결코 막을 수 없다. 그런데 종교가 지구 함생체 건설에 이제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슬람 극렬주의자들의 만행이 최대 독소지만 모든 종교가 그런 독칼을 품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종교개혁을 소리 높여 외친다. 온 인류가 함께 죽을 것이냐 아니면 서로 도우며 함께 살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종교는 그 이름이 무엇이건 생명 특히 인간의 생명을 꼭 그리고 영원히 살려내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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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 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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