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노인상조회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나날이 성장하면서 한인사회의 모범적인 ‘어르신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인노인상조회는 20여 년 동안 장례에 따른 상조금 지급 외에도 유권자등록캠페인, 무료법률상담, 환경미화, 고국방문 및 효도관광, 불우이웃돕기 등 한인사회에 유익한 봉사활동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나눔에도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상조회의 발자취와 향후 비전을 소개한다.
손수 장례비 마련, 자식 부담 덜려는 부모마음
출범후 21년간 회원수 1만명 육박…봉사영역도 확대
이웃사랑 나눔실천 등‘모범 노인단체’자리매김
뉴욕한인노인상조회는 1996년 5월1일 임형빈 초대회장을 주축으로 탄생했다. 목적은 한인노인들의 친목도모와 상부상조의 홍익인간 정신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데 두고 있다. 한인노인상조회의 태동은 상부상조의 정신과 사후 자녀들에게 장례비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한인 특유의 자녀 사랑의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죽어서도 자식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장례비용을 살아생전 스스로 마련해 유가족에게 남겨주는 부모의 자식사랑을 말함이다.
노인상조회 회원들이 지금도 아무리 돈이 없어도 자식에게 빚을 남겨놓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정부연금이나 용돈을 한푼 두푼 모아서 상조회비를 내고 있는 이유다.
상조회는 1996년 5월 뉴욕 주법과 연방법에 의해 사단법인 비영리단체로 시작했다. 면세 혜택도 인가 받고, 개소식과 노인잔치를 하면서 정식 출범했다. 설립요건은 상조, 장학, 묘지알선, 친교와 기타 복리증진 사업 등이었다. 그해 연말까지 7개월 동안 회원202명이 가입하면서 순탄한 출발을 알렸다.
창립이후 한인 노인들의 장례준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상조회에 관한 신뢰가 쌓여가면서 회원들은 꾸준하게 늘어갔다. 상조회는 일정금액의 가입비를 낸 회원이 사망하면 회원들이 1인당 10달러의 조의금을 부조하여 모은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가입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사망자에게 지급되는 상조금을 모든 회원들이 똑같이 나누어 부담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을 뿐 회원들이 십시일반 부담하는 방식은 마찬가지다. 11월 현재 지난 21년 동안 상조회에 가입한 회원 수가 1만 명에 육박하고 이들 중 사망한 2,000여명에게 지급된 상조금은 무려 2,600여만 달러에 달할 정도다.
상조회는 가입비로 조성된 자금으로 지난 2008년 자체 사무실을 구입했다. 사무실은 가입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러싱 중심가에 위치(35-06 leavitt st)하고 있으며 구입 당해 3월 성대한 입주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17년 11월 현재 상조회의 총 자산은 200여만달러이며 이중 유동자산은 100여만달러이고 조성된 기금으로 장례비를 선 지급하고 있으며 가입자가 사망하면 배달이 가능한 지역에 조화를 보내고 있다. 특히 제미장의사, 김민호 장례원, 중앙장의사, 김기호 예의원 등과 특약을 맺어 장례비의 10% 할인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상조회는 장례비 마련 업무 외에도 불우이웃돕기 쌀 나눔 행사와 장학금 지급행사를 벌이고 있다. 미 정부의 혜택을 받고 있는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지역사회의 발전에 동참하고 인종을 초월한 장학행사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무연고 한인노인들을 대상으로 장례를 치러주는 비영리단체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더불어 고문변호사를 초빙하여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사회보장서비스, 유권자 등록 등에 관한 업무 등도 도와주고 있다. 이 외에도 매월 1회 상조회 주변의 환경미화를 위해 깨끗한 동네 만드는 일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다.
상조회는 초대, 2,3대 회장을 역임한 임형빈 회장에 이어 4, 5대 심윤석(작고)회장, 6,7대 최학규 회장, 8대 김진형회장, 9대 김동식 회장, 10대 최준홍 회장 등이 역임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전혜병 회장이 제11대 회장에 취임, 현 회장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17명의 이사(이사장 김석화)와 2명의 감사로 구성된 이사진이 있고 허도행 사무총장 외 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상조회는 순수한 비영리 단체로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에서 예산 및 특별 관리기금을 관리하며 지정된 공인회계사와 자체감사로부터 수시로 엄격한 재정 감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튼튼한 재정을 바탕으로 투명한 회계와 운영을 공개하고 있어 타 한인단체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상조회 가입자들은 나보다 남을 돕는다는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유족에게 작은 정성을 모아 장례비를 도와주는 일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특히 상조회는 팸플릿 등을 통해 많은 한인들이 상조회 가입으로 인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한인 1세대가 지나고 1.5세 및 2세가 한인사회의 주축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어권 자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간략 현황을 영어로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상조회는 언제나 한인사회의 장례비 지원에 앞장서고 상부상조하며 신용과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자부심을 갖고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앞으로도 한인사회의 모범이 되는 ‘어르신 단체’로써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후손들에 서로 돕는 정신 물려주자"
■상조회의 비전
-앞으로 상조회를 이끌어 나갈 주역들이 우리의 후손들이다. 이들에게 한국인 특유의 상부상조의 정신을 이어받게 함으로써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미국사회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성장케 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인 동시에 자랑이요, 긍지이다.
상조회에 가입하는 것은 보험이나 푼돈을 불리기 위한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회원들끼리 먼저 세상 떠난 분들의 유족을 위로하고 조의금으로 부조하여 적은 돈으로 상부상조의 기쁨을 누리는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와 조직을 지속하기 위하여 상조회는 회장을 비롯한 이사, 임직원들이 회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빈틈없는 관리가 요구된다. 그러나 규모가 커질수록 세대교체를 통하여 전문화되고 조직적인 경영능력이 필요하고, 앞으로는 한인뿐만 아니라 인종을 초월한 미국사회로 뛰어들어 타민족을 수용하고 한인들이 리더가 되어 이 나라에 기여하는 상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제11대 전혜병 회장>
불우이웃돕기 쌀나눔·장학행사 등 다양한 활동
■각종 봉사업무
뉴욕한인노인상조회는 전산화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등 회원 투표권자 분포 현황을 토대로 유권자등록 캠페인 및 시민권 신청 대행을 통해 미국과 한국 선거에 참여토록 적극 홍보하고 있다.
사회보장서비스와 복지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SSA, SSI,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아파트 신청 등을 수시로 실시함에 따라 11월 현재 올 한 해 동안만 총 13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적을 쌓았다.
지난 2014년부터는 다니엘 배 고문변호사를 초빙하여 1개월에 1회씩 무료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상담은 여성인권, 상법, 상속법, 민법 등 이민생활과 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올해 총 55건을 포함해 그동안 300명 이상에게 상담을 제공함으로써 각종 법적 문제를 도와주는 해결사 역할도 꾸준하게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2015년부터는 매년 지역사회의 불우이웃돕기 쌀 나눔의 행사와 장학금 행사도 펼치고 있다. 설립 20주년을 맞을 즈음 상조회가 쓸쓸한 추석을 보내는 어려운 이웃들과 훈훈한 사랑의 정을 나누기 위해 뉴욕한국일보와 손잡고 고령회원과 20여 자선단체에 쌀 1,500포를 전달하는 “제1회 추석맞이 불우이웃돕기 쌀 나눔 행사‘를 시작, 올해 추석까지 불우이웃돕기 쌀 나눔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외국인 학생 2명, 한인 학생 2명의 장학생을 선발 각 1,0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했고 올해에도 총 9명의 장학생을 선발, 장학금을 전달했다. 앞으로도 매년 장학금 지급 금액을 점차적으로 늘려 우수한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장학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한인 학생뿐만 아니라 인종을 초월한 장학 사업은 회원 모두가 함께 동참함으로써 스스로도 자긍심을 갖는 행사로 펼쳐나갈 방침이다.
이 외에도 최근 몇 년 간 무연고 한인 노인 사망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4회에 걸쳐 3,000달러씩을 장의사에 지원하여 장례를 치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매달 1회 정기적으로 깨끗한 동네 만들기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환경미화(사진) 역시 상조회의 지역사회를 위한 또 다른 봉사업무인 셈이다.
21년간 총 2,101명 유족에 2,616만여달러 지급
■회원·상조금 현황
뉴욕한인노인상조회의 가입회원이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인노인상조회에 따르면 올 10월31일 현재 총 가입자 수는 9,700명이며 사망자와 제명된 회원을 제외한 실존 회원 수는 6,846명이다.
상조금 지급현황은 지난 1996년 설립 후 21년 동안 총 가입자 9,700명 중 현재까지 사망자 2,101명의 유족에게 2,616만7,295달러가 장례비로 지급됐다.
현재 매월 신규 회원은 30-35명 정도가 가입하고 있다. 연도별 회원 가입 현황에 의하면 2012년 387명, 2013년 381명, 2014년 516명, 2015년 413명, 2016년 350명 등이며 올 10월 말까지 300명 정도가 가입했다.
연령별 분포는 전체의 61.3%를 차지하는 70대가 가장 많고 80대(22.9%), 60대(13.2%), 90대(2.6%) 등의 순이다.
상조회의 회원 가입 자격은 미주 전 지역에 거주하는 62세부터 76세까지의 건강한 한인노인이며 배우자가 외국인이라도 가입할 수 있다. 회원이 가입할 수 있는 계좌는 2개까지 가능하다. 1개 계좌 기준 가입비는 150달러로 1회에 한하며 상조금 지불준비 기금으로 사용된다. 연회비는 40달러로 년1회 납부하며 상조회 관리비용 용도다. 상조금 계약 금액은 1만5,000달러다.
상조금은 실존해 있는 총 가입자들이 이 금액을 분담하여 내는 금액을 모아 유가족들에게 지급하게 된다. 1개월 동안 사망자 유족에게 선 지급된 총 상조금을 총 가입자 수로 나누어 산출된 금액을 다음 달에 발송되는 납부통지서에 의해 납부한다. 11월 현재 실존 회원들이 사망자 1명당 부담하는 금액은 약 2달러 20센트 정도다.
상조금 지급 조건은 가입 기준으로 1년 미만에 사망하면 상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1년에서 2년 미만에 사망하면 상조금의 20%(3,000달러), 2년에서 3년 미만일 때는 40%(6,000달러), 3년에서 4년 미만일 때는 60%(9,000달러), 4년에서 5년 미만일 때는 80%(1만2,000달러), 5년 이상 경과하면 해당 상조금의 100%(1만5,000달러) 등이다. 단, 모든 계약금 중에서 전체 회원에게 상조금 납부를 통지하는 통신행정비 5%를 공제하여 지급하고 있으며 장의사의 청구비용은 상조회에서 직접 장의사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상조회 가입은 적금 드는 것이 아니라 상부상조의 정신 아래 장례비 마련 때문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10월31일 현재 올 한 해 10개월 동안 지급된 상조금은 총 162명에게 232만 6,500달러로 집계됐다. 이처럼 가입자 현황, 연령분포, 재정현황, 상조금 지급현활 등 모든 통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은 상조회가 전산화 작업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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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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